보시라이(가운데) 전 충칭시 서기와 부인 구카이라이(왼쪽), 아들 보과과.

중국 당국이 지난달 28일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에 대해 부패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당적과 공직을 동시에 박탈하고 사법처리 방침을 밝힌 데 대해 그의 아들인 보과과(薄瓜瓜·25)가 조사 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성명서를 냈다.

보과과는 지난달 29일 미국 마이크로블로그 사이트 '텀블러(tumblr)'에 올린 공개 성명서에서 "아버지에 대해 발표된 조사 결과를 믿기 어렵다. 아버지는 올곧은 신념으로 직무에 충실한 분"이라고 썼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1일 보도했다.

보과과는 "그 발표는 내가 일생 동안 알아온 아버지의 모습과 모든 것이 배치된다"고 썼다. 그는 또 "법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그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보과과는 지난 5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을 졸업하고 미국에 머물고 있다.

보과과가 조심스러운 태도에서 벗어나 당국의 조사 결과를 부인하는 공개 성명서를 낸 것은 중국 내 보시라이 지지층에 당국의 조사가 부당함을 알리고, 아버지에 대한 과도한 처분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WSJ는 분석가들을 인용, "보시라이에 대한 처벌이 심하다고 생각되면 국제적인 인맥을 보유한 데다 중국 최고위층의 삶과 가족에 대해 잘 아는 보과과가 중국 체제의 최대 비판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지난달 29일 보시라이의 상세한 혐의 내용을 담은 문건을 당내에 배포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보시라이는 쉬밍(徐明) 다롄스더(大連實德) 회장 등으로부터 총 2600만위안(약 47억원)의 뇌물을 받았다. 이 중 600만위안은 본인이, 나머지 2000만위안은 부인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수수한 것으로 나와있다고 명보는 전했다. 이는 중화권 언론이 수십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추정해 온 보시라이 가문의 해외 도피 재산 규모에 비해 턱없이 적은 액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