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의 친한·친중파 원로 의원들이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극우파 자민당 총재에 이어 자민당 '넘버 2'에도 해병대 창설 등을 주창하는 극우파 의원이 임명됐다.
일본 자민당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재가 27일 당의 2인자인 간사장에 이시바 시게루(石破茂·사진) 전 방위상을 임명했다. 이시바는 총재 선거 때 1차 투표에서 1등을 했으나 결선투표에서 역전당했다. 아베 총재는 당원과 국민 사이에서 자신보다 인기가 높은 이시바를 간사장에 임명, 차기 선거를 치르겠다는 포석이다. 이시바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 평화헌법개정에 찬성하고 해병대 창설을 주창하는 등 아베 총재 못지않게 극우적이다. 이시바는 자민당 영토특명위원회 위원장으로 작년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등 자민당 의원의 독도 방문 해프닝을 배후 지휘했다.
반면 자민당 내 친한·친중파 원로 의원들은 줄줄이 은퇴하고 있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76) 전 총리가 차기 총선(중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27일 아사히(朝日)신문이 전했다. 후쿠다 전 총리는 2007년 9월 총리에 취임해 아베 신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등 전임 총리들의 극우적 정책으로 악화된 한국·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노력했다. 그는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총리 참배를 반대했다. 지난 7월에는 자민당 내 친한파 의원의 대부격인 모리 요시로(森喜郞·75) 전 총리도 차기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모리는 오랜 기간 한일의원연맹 일본 측 회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