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생활이요? 좋았죠. 그래도 더 치열하게 살고 싶었어요.”
지난 4월까지 SBS 예능프로그램 ‘강심장’에 출연하며 입담을 과시하던 방송인 조정린(28)이 연예인 생활을 정리하고 TV조선 기자가 됐다. 지난 5월부터 TV조선에서 인턴 기자 생활을 하다 수습기자 공채 시험에 합격했고, 17일부터 방송기자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것.
18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조정린 기자’는 “방송 활동을 하면서 본 기자들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더 치열하고 열심히 사는 것을 고민하다 기자의 길을 택했다. 어렵고 힘들게 성취한 꿈이기에 다시 연예인으로 돌아가는 것은 생각해본 적 없다”고 했다.
그는 고3이 되기 직전인 2002년 2월 친구들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 MBC 팔도모창대회에 참석, ‘모창 가수왕’을 차지하면서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 뒤 2005년에는 MBC 시트콤 ‘논스톱5’로 방송연예대상 코미디 시트콤부문 우수상, 2006년에는 MBC 연기대상 라디오부문 우수상을 각각 받을 정도로 한때 ‘잘나가는’ 방송인이었다.
“데뷔 후 2~3년이 지나자 스스로 부족함이 느껴졌어요. 어린 나이에 데뷔했고 쌓이는 것 없이 방송에서 쏟아내기만 하니 ‘진짜 세상은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된다는 느낌이 강했죠. 내공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에 동덕여대 방송연예학과를 졸업한 뒤 고려대 언론대학원에 진학했죠.”
그의 연예인 인생은 2008년 방송에서 남자친구를 공개했다가 ‘남자친구 조작설’ 등에 휩싸이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논란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마무리됐지만 그 사건을 계기로 한번 줄어든 방송 활동의 폭은 다시 넓어지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다”며 “쉬는 날이 점차 많아지면서 더 열심히 삶을 살고,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조 기자는 “TV조선 ‘강용석의 두려운 진실’ 팀에서 4개월간 인턴 생활을 하면서 진짜 세상 이야기, 현실적인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었다”며 “내가 (연예인으로서) 그동안 알던 방송은 겉치레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매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서울 시내 경찰서를 오가며 사건을 취재하는 수습기자 신분이다. “몸은 힘들지만 치열하고 재미있습니다. 얼굴이 알려져 잠입취재 등은 어렵겠지만, 취재원들이 (다른 수습기자들보다) 저를 좀 더 친근하게 대해주는 장점이 있죠. 앞으로 세상사를 취재하는 사회부나 제가 한때 속했던 문화 분야를 취재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부지런하고 정확한 기사를 쓰는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