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인 1982년 9월 16일 레바논 마을 주민 3500여명이 학살된 '사브라와 샤틸라 사건'의 추모식이 16일 팔레스타인 난민촌 곳곳에서 조용히 열렸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종교·정치적 갈등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을 치러야 하는 비극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사브라와 샤틸라 학살을 기억하고 있다'란 캠페인과 함께 사건을 특집보도했다. 레바논 옆 시리아에서는 내전으로 이날에만 143명이 사망했다.
16일 팔레스타인 베들레헴 인근의 난민캠프. 추모식에 참석한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소속의 사입 이레카트는 "고향을 잃고 난민생활을 하던 이들이 고향을 뺏았은 이들에게 모두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고, 처벌 받은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정의다운 정의를 실천하지 않으면 '사브라와 샤틸라'와 같은 비극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팔레스타인 통신 마안뉴스는 전했다.
이날 밤 레바논 남부 난민촌에서도 추모식은 조촐히 진행됐다. 레바논 기독교민병대의 공격으로 아들 둘을 잃었다는 리합 카난 할머니는 촛불을 두 개 들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우리의 아픔을 잊으면 안된다. 기억해달라"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1982년 9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레바논의 우파 기독교 민병대 '팔랑헤'는 레바논 내전 당시 수도 베이루트 남부에 위치한 난민 캠프 사브라, 샤틸라를 습격해 부녀자를 포함한 3500명의 무슬림을 사살했다.
'팔랑헤'는 이스라엘 군부의 비호를 받고 이같은 일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에 바시르 제마엘이라는 친이스라엘 인사가 대통령이 될 예정이었으나 취임 9일 전 폭탄테러로 살해됐다.
팔랑헤 당원들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난민촌을 공격했다. 정치적 목적을 떠나 아랍인들은 반인륜적 학살을 저지르고 이를 방조한 이스라엘에 대해 항거를 했으나, 국제사회는 관심을 갖지 않았고 사건에 대한 진상 및 처벌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입력 2012.09.18. 01:46업데이트 2012.09.18.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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