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으로만 떠돌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의 호화 별장 내 지하동굴과 수영장의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7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사진작가인 안토넬로 자파두는 지중해 사르데냐 섬에 있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별장과 지하동굴 모습이 찍힌 사진을 블로그에 공개했다.

자주빛 벽면과 밝은 빛이 풀장을 비추는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의 지하 수영장.
수영장 바닥에 삼지창을 든 바다의 신 포세이돈 타일이 장식돼 있다.
지하 수영장이 설치돼 있는,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의 사르디니아섬 해변 별장.

자파두는 지난 2009년 베를루스코니 당시 총리가 이 별장에서 비키니와 반 나체 차림의 여성들과 파티를 벌이는 장면을 망원 렌즈로 촬영,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그는 이번에 공개한 사진들은 자신이 직접 찍은 것이 아니고, 익명의 제보자들로부터 입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하동굴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수영장으로, 바닥에는 삼지창을 들고 있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모자이크로 장식돼 있다.

이 동굴의 존재는 이미 2004년에 알려졌지만, 지금까지 실체가 공개된 적은 없었다. 당시 별장 밑에 동굴을 팠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자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수십차례나 생명 위협을 받아 안전하게 일할 장소가 필요했다”며 “건설장관에게 디자인·건축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는 했지만, 관련 규정을 어긴 것은 하나도 없다”고 밝혔었다.

재임 시절 호화 파티, 섹스 스캔들, 미성년자와의 성매매 혐의 등으로 비난을 받았던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약 60만㎡에 달하는 이 호화 별장 안에 인공 화산도 설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끊임없는 구설수에 올랐었다.

이런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내년 4월로 예상되는 차기 총리 선거에 또다시 출마할 계획임을 암시하는 등 최근 정계 복귀 의사를 강력히 표명해 이목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