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과 이민정의 관계는 지난 4월쯤 증권가 ‘찌라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돌고 보도가 되면서 대중에게 알려졌다. “두 사람이 11월에 결혼한다”, “서울 강남의 유명 한복집에서 한복을 맞췄다”, “결혼식을 올릴 호텔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등 두 사람에 대한 소문은 끊이지 않았다.

당시 연예계에는 ‘이병헌과 이민정이 지난해 말부터 좋은 감정을 갖고 지내오다 2012년 초부터 만남을 시작, 시상식 등 공식석상에서 자연스럽게 만남을 가지면서 연예계 선후배로 좋은 관계를 갖던 중 연인으로 발전했다’는 소문이 퍼져 있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들릴 때마다 둘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경하게 부인했고, 주변 지인들도 “본인들과 직접 통화했는데 아니라고 했다. 그냥 알고 지내는 연예계 선후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며 일축했다. 심지어 이병헌의 소속사는 “보도할 경우 고소하겠다”며 으름장까지 놓는 등 굉장히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후 이병헌이 동생 이은희의 결혼식에 앞서 이민정을 집으로 초대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또다시 염문설을 뿌렸지만, 둘은 “친한 선후배 사이이고 영화 관계자들과 함께 만난 자리였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관계를 계속 부인해왔다. 양측 모두 이보다 더 적극적일 수 없을 정도로 해명과 부인을 거듭했기에, 이번 열애 인정에 대한 후폭풍은 더욱 거세다.

각자 공식 홈페이지에서 열애 사실 인정

지난 8월 19일, 두 사람은 결국 연인 사이임을 시인했다. 각자의 홈페이지에 직접 글을 올려 열애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먼저 올린 사람은 이민정. 본인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4월에 열애설이 났을 때 팬들과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으로 인해 겪게 될 상황들을 감내할 준비가 미처 돼 있지 않았다. 무엇보다 부모님과 소속사 모두 모르셨던 일이라 내 입장에서는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시간이 좀 더 지나서 내 판단이나 믿음, 그 모든 것이 좀 더 단단해지고 확고해진 후에 용기를 내 여러분께 솔직하게 말씀드리려 했다. 더 이상 번복이나 부인을 계속하며 거짓을 말하는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부인해왔던 열애설을 이제야 인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보통 스타들의 열애설이 터지면 남자 쪽에서 먼저 공개하거나 기사화시키는 것이 불문율이다. 그래서 이병헌이 아닌 이민정의 입에서 열애설을 인정하는 글이 먼저 나온 것에 대해 다소 의아해하고 있을 무렵, 이병헌도 본인의 홈페이지에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병헌은 손글씨로 글을 남겨 본의 아니게 띠 동갑인 둘의 나이 차이를 인증하는 셈이 되기도 했다. 이병헌은 “나에게 함께 하고픈 사람이 생겼다. 그리고 우리 두 사람 모두 팬분들께 먼저 말씀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함께 글을 올리기로 결심했다”며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이어 “조심스럽게 서로를 알아가던 중 터져버린 열애설에 우리는 크게 당황스럽고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이민정은)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됐고, 이 관계를 진중하게 이어가고자 한다”며 그간의 입장을 정리했다.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네티즌들의 반응은 거의 폭발적이었다. “그렇게 부인하더니, 감쪽같이 숨겼다”, “소문인 줄 알았더니 정말이네요.”, “와우! 정말 충격이야”, “초대형 톱스타 커플이 탄생했군요. 축하합니다” 등등 다양한 반응들이 나타났다.

7년 전 결혼 이야기 오갔던 연인, 이번엔 재결합

둘의 열애 사실이 화제가 된 것은 단순히 열애설을 부인하다가 사실을 밝혔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병헌이 몇 번의 공개 연애로 화제가 됐던 전력이 있다는 점, 최근 드라마에서 상대역으로 출연했던 또 다른 여배우와 염문설이 있었다는 점, 그리고 일반 여성과 혼인빙자 혐의로 한 차례 소송을 치러 힘든 시기를 보냈다는 점 등을 이유로 그의 공개 연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아서다. 요즘 주가가 한창인 이민정의 선택이 아쉽다는 반응도 많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닌 법. 둘에게는 오랜 시간 인연을 이어왔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어떤 외부 환경에도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돈독한 신뢰가 있다는 말이다. 데뷔 초창기부터 이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한 연예 관계자는 “이병헌과 이민정은 7년 전 이미 연인 사이였고, 당시에도 결혼 이야기가 오갈 정도로 진지하게 만나고 있었다”며 둘의 사연을 전했다.

실제로 두 사람이 연인 관계였던 시기는 대략 2006년 즈음이다. 당시는 이민정이 영화 에서 수녀 역으로 데뷔해 연기 유망주로 떠오를 때였다. 성균관대 재학 중 연기를 병행했고, 대학로 연극무대에도 자주 오르면서 연기의 베이스를 다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언론에 얼굴을 거의 비치지 않던 그 시절에, 이민정은 이미 당시 가장 잘나가던 스타 이병헌과 연인 사이였다. 이병헌은 공개 연인이었던 송혜교와 헤어진 후 별다른 열애 소식이 없을 때였다.

당시 두 사람의 열애 소식은 연기자로서 이민정의 존재감이 아직 없던 시기라 크게 화제가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둘은 결혼 이야기까지 오갈 정도로 진지하게 만나고 있었다. 데이트는 서로의 집이 있는 용인과 분당을 오가며 즐긴 것으로 보인다. 의외로 연예계 마당발인 이민정은 가수, 백댄서, 연극배우, 뮤지컬 스타 등 다양한 분야의 인맥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서 이들과 분당 등지의 맛집을 다니며 친목을 도모했는데, 덕분에 이병헌과의 만남이 특별히 회자되지 않을 수 있었다고 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민정은 인터뷰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병헌과 친한 사이”라는 사실을 스스럼없이 표현했었다.

둘은 이 시기를 보내고 한 차례 헤어졌다가 이병헌의 말대로 최근 다시 만나 서로 좋은 감정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결론은, 둘은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재결합 커플’이라는 말이다.

첫 만남 & 데이트는 주로 이병헌의 집에서

둘은 이병헌이 영화 을 촬영하던 중 처음 만났다. 이민정은 신인이었지만 이병헌은 얼굴이 많이 알려져 항상 매니저를 대동하고 만났다고 한다. 데이트는 주로 분당 근처에서 했고, 이민정이 출연한 연극도 자주 보러 다녔다. 실제로 당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이병헌이 미모의 여성과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이 올라오기도 했다. 팬들은 의 여주인공 수애가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지만, 결국 주인공은 이민정이었던 것이다. 이후 이병헌의 일정이 바빠지자 두 사람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소원해졌고, 차츰 만나지 않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의 인연은 2008년에 다시 이어졌다. 두 사람이 당시 연인 관계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당시 소속사가 없던 이민정에게 이병헌이 자신의 소속사에 들어올 것을 제의했다는 사실만은 확인할 수 있다.

최근의 만남은 주로 용인에 위치한 이병헌의 집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 연예 관련 매체는 ‘지난 7월 새벽, 이민정이 이병헌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드라마 에 출연 중이던 이민정이 촬영을 마치고 이병헌의 집으로 향했던 것’이라며, ‘두 사람의 만남은 이런 식으로 반복되었다’고도 전했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이병헌의 집은 비밀 데이트를 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이병헌이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단독 저택인데, 주차장과 현관이 연결돼 있어 마당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구조다. 외부 시선을 모두 차단할 수 있다. 이병헌의 가족과 막역한 한 지인은 “이병헌의 집에는 모든 것이 갖춰져 있다. 영화도 볼 수 있고, 파티도 할 수 있다. 이민정은 이병헌의 집에 자주 놀러갔고, 집에서 열리는 가족 모임에도 자연스럽게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민정의 이상형은 이병헌

이병헌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가운데, 여배우로서 주가가 가장 좋은 시점에 본인이 먼저 열애 사실을 당당히 밝힌 이민정. 그녀는 이병헌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초, 사석에서 이민정을 만난 또 다른 연예 관계자는 “편하게 이야기하면서 식사하는 자리였는데, 이병헌과 헤어진 사실에 대해 미련이 있는 것 같았다”며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안 좋게 헤어진 게 아니니까 멀리서나마 응원한다는 말도 했었다”고 전했다. 당시 이민정이 이병헌을 몰래 만나면서 했던 말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두 사람이 다시 만난 시기는 이병헌이 말한 시점이 맞다. 그간 이병헌이 촬영을 이유로 할리우드에 오래 머물렀다는 점을 떠올리면, 일리가 있는 말이다.

주목할 것은 이민정의 태도다. 한 관계자는 “과거 결혼까지 진지하게 생각했던 연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녀에게서 연인을 진정으로 아끼는 마음이 전해졌다”고 했다. “헤어진 후 우연으로라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묘한 여운이 느껴졌다”고도 했다.

방송과 인터뷰를 통한 이민정의 지난 발언들도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그중 이상형 발언이 특히 화제인데, 알고 보니 이병헌과 흡사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과거 한 연예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이민정은 본인의 이상형에 대해 “1순위가 재미있는 사람, 2순위가 생활력이 강한 사람이다. 이것저것 고치는 것도 잘하고 옮기는 것도 잘하고 생활력이 강한 사람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병뚜껑을 잘 따는 사람이 좋다. 내가 아는 어떤 분은 탁자로도 따고 숟가락으로도 따는 등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해서 병뚜껑을 따더라”며 이색적인 이상형을 말한 적이 있다. 이에 네티즌들은 3~4년 전 이병헌이 일본 4대 천왕 팬미팅에서 숟가락으로 병뚜껑을 따는 미션을 성공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이민정의 이상형은 바로, 이병헌이었던 셈이다.

양가 집안에서도 허락한 사이, 이민정 우월 집안 화제

열애 소식과 함께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이민정의 우월한 집안 내력이다. 알려진 대로 이민정은 집안 내력이 화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할아버지가 한국화가인 박노수 화백이고, 친할아버지는 부장판사, 아버지는 광고회사 간부 출신에 어머니는 피아노를 전공한 수재다. 이민정의 외할아버지로 알려진 박노수 화백은 1949년 서울대 미술학부 1회 입학생으로 1955년 최고 권위의 미술전람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이화여대 및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를 역임한 바 있는 수묵채색화의 대가다.

이병헌은 긴 연예계 생활만큼이나 공개 연애 경험도 많고, 최근에는 다소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다. 그래서 두 사람의 열애설이 불거졌을 당시만 해도 이민정의 집안에서 이병헌을 먼저 반대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 나돌았다. 하지만 둘의 만남은 현재 양가의 허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병헌이 명실상부한 한류 스타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할리우드 진출 1호의 동양 배우로서 존재감도 크고 컨디션도 좋기 때문에 이민정의 집에서 그를 인정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민정의 부모가 딸의 결혼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 관계자는 이민정이 소속사 계약서를 쓸 당시, 계약 조항에 ‘결혼’에 대한 부분을 두고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고 한다. 광고주들 때문에 여배우들의 경우 관례상 ‘결혼은 소속사와 상의하고, 해당 광고에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문구가 있는데, 이민정의 아버지가 “왜 남의 딸 혼사까지 관리하느냐”며 브레이크를 건 것이다. 당시의 에피소드가 이병헌을 염두에 둔 멘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딸이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기를 바라는 부모로서의 마음만은 확실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한편 이병헌의 모친도 이민정을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둘의 나이 차이 때문에 반대했으나, 이민정의 싹싹함에 반해 둘의 만남을 인정했다고 한다. 이민정은 이병헌의 가족끼리 모이는 식사 자리에도 함께하면서 친분을 쌓아가고 있다.

결혼 가능성 99%?

이병헌의 아킬레스건, 바로 '여자'와 관련된 과거사다. 둘의 열애 소식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한 이유 중 하나도 이병헌의 과거 연애사 때문이다. 이병헌은 과거 톱스타 여배우와의 공개 연애 사실이 대중에게 강하게 인식이 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만남의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염문설도 꾸준히 있어왔다. 촬영 당시에는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만한 일반 여성과의 스캔들도 있었다. 연애와 관련된 이병헌의 이 같은 전력 때문에 대중은 이민정과의 열애설을 두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06년부터 두 사람이 이미 결혼을 생각했다는 사실로 미루어 짐작해보면, 둘은 그 모든 과오를 덮어줄 수 있을 만큼 서로의 마음을 믿어주고 인정하는, 깊은 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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