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경찰을 '오마와리상(お巡りさん)'이라고 부른다. '오마와리'는 돈다는 의미다. 경찰들이 하루 종일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면서 순찰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출퇴근 시간에는 교통정리를 맡고, 지갑을 분실한 사람에게 차비(보통 1000엔)를 빌려주기도 한다.
일본의 치안 시스템은 '경찰이 시민의 눈에 보이는 곳에 늘 있다'는 원칙에 따라 구축돼 있다. 경찰의 존재만으로 범죄 억지력이 크게 높아진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 같은 주민 밀착형 치안 시스템의 중심에 있는 것이 '고방(交番)'이라는 독특한 존재다. 일종의 미니 파출소인 고방은 지역 범죄 예방 활동의 거점 역할을 담당한다. 보통 골목의 외진 곳에 있으며 적게는 2~3명이 24시간 교대로 근무하면서 지역 순찰을 전담한다. 전국적으로 6000여개 고방이 있고 4만여명의 오마와리상이 근무하고 있다. 주로 자전거로 순찰 활동을 벌였지만 최근에는 순찰차·오토바이 등이 배치됐다.
치안이 주민 밀착형으로 진행되다 보니 일본에서는 오마와리상을 주제로 한 각종 TV 드라마, 영화가 쏟아지고 있다. 한때 고방 폐지론이 등장했지만 지역 밀착형 순찰 활동을 벌이는 고방이 범죄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고방 근무 인력은 오히려 증가 추세다. 지역의 지형을 손바닥 보듯이 잘 알 뿐만 아니라 주민 사정까지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어 범죄 예방은 물론 범인 검거에도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고방을 보완할 수 있도록 지역 안전센터도 곳곳에 설치하고 있다. 퇴역 경찰과 자원봉사자들이 활동 거점으로 고방의 역할을 보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