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곡동 부녀자 살인사건의 범인 서진환(42)은 현장검증 이후 유치장에서 자장면을 시켜먹거나 커피를 사달라고 지인에게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4일 현장검증까지 11끼를 거르며 경찰 조사를 거부했었다.

27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서진환은 24일 현장검증을 마치고 돌아와 “돌 맞을 각오로 (현장검증에) 갔는데, 그 정도는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서진환은 현장검증 이후 “구치소에 들어가면 면 종류를 먹기 어렵다”며 점심으로 자장면을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저녁에는 경찰서 식당에서 김치 꽁치찜 등을 먹었고, 이후 두부조림·제육볶음·잔치 국수·김치볶음밥·김치찌개 등으로 끼니를 거르지 않았다. 면회를 온 지인에게는 “커피를 좋아하는데 못 먹고 있다. 커피를 좀 사다 달라”고 부탁해 편의점에서 산 커피 10개와 사식을 건네받았다.

서진환은 또 26일 조사에서 “평소 피해자 집 인근을 서성이며 몰래 훔쳐봤다는 주민들의 진술이 있다”는 조사관의 말에 “내가 그 정도까지 변태인 줄 아느냐”고 말했다.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 다세대주택에서 성폭행에 저항하는 여성을 살해한 서진환이 24일 오전 사건 발생현장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그는 경찰이 사건 당일인 20일 피 묻은 그의 운동화를 증거물품으로 압수하고 현장에 있던 슬리퍼를 자기에게 신게 한 것에 대해서도 “왜 내 신발을 뺏고 남편 슬리퍼를 신겼느냐”고 따졌으며, “내 방 컴퓨터에 ‘야동(음란물)’이 있는 건 어떻게 알았느냐. 구치소에 가서 고소하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진환은 피해자 유족에게 전하는 편지에선 “살인자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 죄송하고 죄송할 뿐”, “나도 죽고 싶은 마음뿐이다. 고인이 불쌍하다. 백배사죄한다” 등 ‘고통스러워하는’ 듯한 심경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서진환이 언론을 의식해 계산된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검증 전 단식도 자기 얼굴이 공개될 것에 대비해 초췌하고 불쌍하게 보이게끔 의도한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