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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강지현(34)씨는 얼마 전 휴가를 다녀온 뒤부터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 자꾸 뒷머리가 간지러워 긁고 또 긁는 것이다. 안 그래도 더위를 잘 타는 체질이라 오후만 되면 두피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데, 염증 증세까지 생겨 저녁만 되면 머리에서 땀내가 진동한다. 매일 머리를 감아서인지 어느 날 부터는 머리카락도 쑥쑥 빠지기도 한다.

이유를 알고 보니 지루성 피부염. 바다에서 물놀이를 즐긴 뒤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이처럼 여름휴가가 끝나고 관리를 제대로 못 하거나, 자외선에 노출된 두피와 헤어에 보습과 영양관리를 하지 않아 엉망이 된 머리를 보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9월 중순까지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불쾌감 역시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도를 웃도는 높은 기온은 두피의 모공을 넓게 만들고 피지 분비량을 증가시킨다. 게다가 더운 날씨로 잠까지 설치면 생체리듬이 무너져 탈모까지 발생하게 된다.

염증 증세가 심각하다면 피부과에서 치료를 받는 게 가장 빠르지만, 심각하지 않은 사람들을 겨냥한 전문 헤드 스파(head spa)가 유행이다. 말 그대로 머리에 받는 마사지로, 초기에 헤드 스파가 지성·건성·탈모 등 두피 치료를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면, 요즘은 두피 관리와 함께 휴식을 취하려고 찾는 고객이 증가하는 추세다. 장마철에 많이 번식하는 세균을 억제하는 약제를 바르고 미네랄과 산소가 풍부한 제품을 사용해 관리하는 게 좋다.

하지만 한 번에 몇만 원씩 하는 헤드 스파를 자주 받기는 어려운 일. 주 1~2회 집에서 하는 간단한 팩으로도 여름철 쌓인 두피 각질을 관리할 수 있다. 최근에는 탈모로 인해 고통받는 30대가 많이 늘어나면서 관리 정보에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유명 뷰티헤어샵인 마끼에의 김은정 부원장은 "높은 기온과 습도로 두피가 예민해져 있는 시기에 천연 팩을 잘못 사용하면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며 "전문적인 시술이 아닌 만큼 최대한 자극이 적은 성분으로 두피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한다.

요오드와 미네랄, 케라틴 단백질이 풍부한 알로에나 다시맛가루를 정수된 물과 섞어 두피에 바르면 두피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고 보습효과도 뛰어나다. 바른 후 10~15분 후에 헹궈내면 된다. 모발이 약해지고 부스스해져 헤어 스타일링이 어려울 때는 와인 한 컵에 계란 노른자를 잘 섞어서 감고 난 뒤 깨끗한 모발에 발라주고 마사지하면 좋다.

헤어제품으론 모발 뿌리를 강화하는 '아미노산-아르기닌 성분'이 든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로레알 헤어 연구소 관계자는 "호르몬의 불균형과 영양 부족과 같은 신체의 변화, 잦은 염색과 펌 뿐만 아니라 잦은 빗질로 인한 마찰 등에도 두피와 헤어는 쉽게 망가지고 급작스럽게 노화할 수도 있다"며 "아미노산-아르기닌 에센스 성분이 든 모근·모발 강화 전문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