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 노현경 의원에 따르면 노 의원은 지난 16일 ‘여교사들의 소리’라는 발신인으로부터 우편으로 투서 한 통을 받았다. 사진 제공=인천시의회 노현경 의원© News1

여교사가 교장을 비롯한 관리자의 성희롱을 시정해달라는 투서를 두 차례에 걸쳐 교육청에 보냈다.

인천시 교육청은 "교장이 승진을 앞둔 여교사를 '기쁨조'로 생각하며 성희롱한다"는 내용의 투서를 21일 공개했다. 인천시 교육청은 지난달 10일 여교사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해당 투서를 받아 각급 학교에 주의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투서 작성자는 “시정된 것이 없다”며 이달 13일 다시 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첫 투서에서 그는 "교장들이 승진 예정인 여교사들에게 출장 동행을 요구하며 일부 관리자는 여교사에게 근무성적을 매긴다며 술자리를 요구하고 노래방에서 껴안거나 무릎에 손을 올리는 등의 성추행도 한다"며 "어떤 교장들은 승진 예정 여교사들에게 개인 애경사 등에 동행할 것과 하룻밤을 묵어야 하는 출장에도 같이 가기를 은근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요구를 거부하면 "이러니 근무평가를 못 받지", "이래서 어떻게 승진하겠어" 등의 협박성 답변이 돌아왔다고 투서는 전했다. 때로 "오늘 옷이 섹시하다", "밤무대 가도 되겠다" 등의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며 "남편과 애들에게 부끄럽다. 교육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해달라"는 내용도 투서에 있었다.

투서에 "비서처럼 차를 가져다 모시고 때로는 출·퇴근을 차로 해주기를 원하는 관리자도 있다"는 내용도 있다.

금전 비리 문제도 투서에 담겨 있다. 여름·겨울 방학마다 관리자들이 학사 시찰을 나갈 때면 보직 교사들이 돈을 거둬 건넸고 일부 근무평가를 잘 받으려는 사람은 따로 봉투를 준비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투서는 "여교사들의 울분을 잠재워 주세요. 곪아 터지기 직전입니다. 여교사들도 편한 마음으로 승진도 준비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도와주세요"라며 끝났다.

인천시 교육청은 투서를 받고 각급 학교에 △건전한 회식문화,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 △관리자의 품위 유지 등을 강조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13일 다시 두 번째 투서가 인천시 교육청에 날아왔다. 두 번째 투서에서 “교육감이 교장들에게 청렴 조치를 내렸으나,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감 지시사항을 축소해 시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번째 투서는 이런 행태를 근절하고자 인천시 전체 여교사를 대상으로 성희롱, 개인적인 일 챙기기, 술자리 문화 등에 대한 무기명 설문 조사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천시 교육청은 투서의 진위를 파악하는 조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