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유씨의 학력은 중학교 중퇴다. 1980년대 후반 중학교를 그만둔 그는 지금껏 변변한 직장을 구한 적이 없다. 유씨는 경찰 조사에서 "안정된 직장은 구할 수 없었고, 서울과 경기도 주변의 공장과 공사 현장을 전전하며 살았다"고 진술했다.

중졸 이하는 취업시장에서 외면받는다. 업무 난이도와 관계없이 대부분 최소 고졸 이상의 학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계산대에서 일하는 한모(52)씨는 "최종 학력이 초졸이었던 내가 처음 지원했을 때 채용 담당자가 '요즘도 중학교 못 나온 사람이 있네'라는 식으로 취급했다"며 "결국 중졸·고졸 검정고시를 봤다"고 말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송파구에서 치킨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 대학생 김모(27)씨는 "사장이 학력을 신뢰의 기준으로 삼아서 고졸자도 채용을 꺼리더라"고 했다. 경기도 성남의 J직업소개소 관계자는 "중졸 이하 구직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남자는 막노동, 여자는 음식점 일 아니면 파출부가 전부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중졸 이하에겐 국가의 취업 지원제도도 '그림의 떡'이다. 직업상담소 등에서 교육받아 딸 수 있는 자격증은 중졸 이하 학력으로 따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용센터 관계자는 "재취업 교육을 통한 자격증 취득은 대졸자도 어려워하는 수준"이라며 "정작 중졸 이하도 할 수 있는 일자리들도 모두 고졸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는 사회문화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졸 이하의 학력을 가진 사람이 소수라는 점도 이들이 소외받는 한 이유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 중 중졸 이하는 약 786만명으로 전체 19%이지만 연령대를 20∼40대로 범위를 좁히면 4%(약 104만명)밖에 안 된다. 당장 취업하려는 세대에선 중졸 이하의 수가 매우 적은 것이다. 중졸자들의 소득 역시 적다. 가구주(家口主)가 중졸 이하인 가정의 수입은 272만원으로 전체 평균인 394만원의 69%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