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북한의 전자기파(EMP· Electromagnetic Pulse) 공격에 대비해 건설하려는 EMP 방호시설(벙커)의 비밀 기본계획과 일부 설계도면 등이 무단으로 하도급 업체에 유출돼 군 당국이 수사 중인 것으로 19일 밝혀졌다.
군 소식통은 이날 "군 수사당국이 최근 군 시설공사 관련 비리를 수사하다가 한 건설업체에서 군 EMP 방호시설 구축사업인 일명 '806사업'의 비밀 기본계획과 일부 설계도면이 무단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며 "이에 따라 806사업 콘소시엄 업체인 H사와 K사의 하도급 업체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뒤 업체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소식통은 "해당 계획은 참여 업체가 견적을 낼 수 있도록 통제구역인 합동사무소 안에서 비밀취급 인가증을 받은 사람들만 열람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제3의 사무실인 하도급 업체에서 발견돼 수사에 나선 것"이라며 "아직까지 업체 외부로 유출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806사업은 전면전 발발 시 대통령과 주요 부처 관계자들이 전쟁을 지휘하는 B-1 벙커(일명 문서고)와 육해공군 본부가 자리 잡고 있는 계룡대 벙커 등에 EMP 방호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총예산은 1404억원으로, 내년 초 본격 공사에 착수해 오는 2015년 완공할 예정이었다.
우리 군의 주요 시설 지하벙커는 EMP 공격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평가돼 방호시설 건설이 2006년 이후 본격 추진돼왔다.
☞EMP(Electromagnetic Pulse)
강력한 고출력 전자기파를 방출해 적의 전자기기를 무력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레이더와 항공기, 방공시스템, 컴퓨터를 사용하는 지휘통제 체제 등을 무력화할 수 있어 미래전의 주요 무기로 평가받는다. 전투기나 함대에 사용하면, 순간적으로 제어 기능을 상실해 추락하거나 방어 기능을 무력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