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녀골프가 개인전·단체전을 휩쓰는 모습을 아쉬운 표정으로 지켜보던 여자골퍼가 있었다.

주니어 시절부터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쳐 국가대표로 활약했지만 정작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프로로 전향했던 양제윤(20·LIG손해보험)이었다. 양제윤은 "친하게 지내던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건 모습을 보면서 기쁘기도 했지만 '나도 저 자리에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갑자기 어려워진 가정형편 때문에 부모님께 도움이 되고 싶다며 스스로 선택한 프로의 길이었지만 그만큼 아쉬움도 컸다.

한국여자프로골프 넵스 마스터피스 2012에서 프로 첫 우승을 차지한 양제윤이 울먹이며 어머니와 포옹하고 있다.

19일 강원도 홍천 힐드로사이 골프장(파72·6623야드)에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넵스 마스터피스 2012에서 양제윤은 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해 공동 2위(6언더파) 정하늘과 김다나를 2타차로 제치고 프로 첫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 1억2000만원을 받았다.

그는 이번 대회에 남자 프로들도 실수할 가능성이 커 거의 사용하지 않는 64도 웨지를 들고 나왔다. 양제윤은 "힐드로사이 골프장은 홀이 그린 앞쪽에 있을 경우 어프로치 샷이 어려운 곳이 많아 높이 띄울 수 있는 64도 웨지를 적극 이용했다"고 말했다. 4타차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양제윤은 13번홀(파3) 더블보기, 14번홀(파) 보기로 위기를 맞았지만 15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으며 승리를 굳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