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이(22)는 오로지 실력으로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4차례 오디션을 거치며 120대 1의 경쟁을 뚫고 SBS TV 드라마 '신사의 품격'중 '임메아리'역을 따냈다. '시크릿가든'(2010) '온에어'(2008) '파리의 연인'(2004) 등의 극작가 김은숙씨와 신우철 PD의 작품, 장동건(40) 김수로(42) 김하늘(34) 김민종(40) 이종혁(38) 등이 출연하는 '흥행성공이 보장된 드라마'에 무임승차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데뷔작임에도 연기력 논란 하나 없이 '임메아리'를 살려낸 윤진이는 "'신사의 품격'은 새로운 삶을 살게 해준 작품"이라고 자평했다.
"처음에는 두 명씩 들어가 '임메아리' 대사로 오디션을 봤어요. 그때 감독님이 대본 한 권을 통째로 주시더니 연습해오라고 하더라고요. 그 후 옷 스타일과 '임메아리' 콘셉트까지 세부적인 얘기를 하고 4차 오디션 자리에서 합격 얘기를 들었어요. 워낙 큰 작품에 대단한 작가님, 감독님이라 기대조차 하지 않았는데 합격이라니…. 눈물 먼저 나왔죠." '임메아리'에 대한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어리고 예쁘고 몸매좋고 귀엽고 발랄한데, 재력까지 갖췄으니남자들의 이상형으로 주목받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윤진이는 "아직 실감이 잘 안 난다"며 겸손해했다.
"밖에 나가본 적이 없어서 인터넷을 봐야 실감이 난다. SNS를 하고 있는데 댓글이 400~500개 달리고 친구가 1만명이 넘어가는 걸 보고 내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관심이 높아지니 글을 올리는 데 조심스러워지기도 한다.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는 것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감사한다."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뒀으나 과정에서 맘고생이 심했다. 작품과 선배 배우들에게 피해를 줄세라 노심초사 전전긍긍한 나날들이다. "못해서 작품에 누를 끼치지만 않으면 성공이라는 마음뿐이었다. 어떻게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 때문에 더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다. 촬영이 끝나도 집에 와서 밤새 캐릭터를 연구했다. 위대한 작품을 내가 함부로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끝까지 부담감을 느꼈다"는 고백이다.
드라마 하나로 아무 노력 없이 탄생한 반짝스타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작품과 캐릭터를 잘 만나서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맞다. 이런 작품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매우 고마운 일이다. 감독과 작가의 덕이 크다"면서도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내 연기에 대한 댓글을 보고 기사, 시청자게시판까지 꼼꼼히 살피며 모니터했다. 시청자들이 표정이나 말투가 별로라고 하면 그 부분을 다시 연구했다. 시청자들이 거부감 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나름대로 분석을 많이 했다"고 짚고 넘어갔다.
"평소 악성댓글에 대해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비평이나 혹평을 들으면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에 도움이 됐다. 또 넓게 생각해보면 그것 또한 나에 대한 관심"이라며 나이를 무색케하는 성숙과 달관의 경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윤진이는 "임메아리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다음 작품의 부담이 커진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임메아리'가 완전히 다른 역할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이 된다.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 '메아리'가 사랑을 많이 받은 만큼 다음 작품의 캐릭터는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공백기를 길게 갖지는 않을 것 같아요. 좋은 작품이 있으면 바로 연기할 마음입니다. 당연히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