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의사 시신 유기 사건 용의자 김모(45·산부인과 전문의)씨가 숨진 이모(30)씨에게 보낸 "언제 우유 주사 맞을까요"란 문자 메시지에서 '우유 주사'는 의료계에서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가리키는 은어로 사용된다. 프로포폴이 불투명한 백색 빛깔을 띠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프로포폴은 기억상실증 우유(milk of amnesia)라는 별칭이 있다. 프로포폴을 과다 투약해 사망한 마이클 잭슨은 평소 이 약을 '우유(milk)'라고 불렀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우유 주사(프로포폴)'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의자 김씨가 "우유 주사 맞을까요"라는 문자를 보내 이씨를 병원으로 불렀지만, 프로포폴을 구하지 못하자 이에 버금가는 환각 효과를 주기 위해 수면 유도제 미다졸람과 제왕절개 수술실에서 훔친 마취제 베카론 등 13가지 약물을 무리하게 섞어 이씨에게 주사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평소 투약하던 프로포폴보다 환각 작용이 한 단계 낮은 미다졸람을 투여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이것저것 챙겨 한꺼번에 주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