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가 우유와 비슷한 수면마취제 프로포폴.

산부인과 의사의 시신유기 사건 당사자들이 사용한 '우유 주사'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내연녀 이모(30)씨에게 치명적 마취제를 포함한 13종의 약제를 투여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산부인과 의사 김모(45)씨는 사건 당일인 지난 30일 이씨에게 "우유 주사 언제 맞을까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이씨는 "오늘요ㅋㅋ"라고 답장하고 이날 오후 11시쯤 서울 강남구 김씨의 산부인과를 찾아가 주사를 맞고, 김씨와 성관계를 맺었다.

경찰조사에서 김씨는 "우유주사는 영양제를 의미한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이씨에게 영양제를 주사해줬다고 진술해왔다.

그러나 내연관계로 두 사람이 수차례 성관계를 맺어왔고, 이날도 김씨 병원에서 약물을 투여하며 성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이 말이 '성관계를 갖자'는 의미를 갖는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한편, 김씨가 상습적으로 이씨에게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투여해왔기 때문에 '우유주사'가 프로포폴을 의미한다는 해석도 있다. 흥분·착란 등의 부작용이 있는 프로포폴은 흰색 액체로 겉보기가 우유와 유사하다. 이 때문에 프로포폴은 'milk of amnesia(기억상실증 우유)'라는 별칭이 있다. 프로포폴을 과다 투약해 사망한 마이클 잭슨 역시 이 약을 '우유(milk)'라고 불렀다고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에서 "이씨 집에 여섯 번 정도 찾아가 프로포폴을 주사하고 세 번 정도 성관계를 가졌다"고도 진술했다.

사건 당일에는 프로포폴 대신 미다졸람 등을 주사했다. 이씨가 "왜 프로포폴이 아니고 이거냐"고 묻자 김씨는 "이것(미다졸람)도 좋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씨가 이씨에게 투여한 약물은 나로핀, 베카론 등이다. 특히 마취제 베카론은 숨 쉬는 근육까지 마비시킬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약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