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의사의 시신 유기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서초경찰서는 의사 김씨가 사건 직전 술에 취한 채 병원으로 들어왔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함께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30일 오후 11시쯤 김씨가 '제가 오늘 술 한잔 했습니다. 오늘은 병원에서 자고 갈 겁니다'라며 병원으로 들어갔다는 병원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숨진 이씨의 부검 결과가 나오는 대로, 약물의 과잉투여가 사망 원인으로 밝혀진다면 의사 김씨에게 살인 또는 과실 치사 혐의를 추가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적법한 처방전 없이 수면 유도제를 투여한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김씨를 추가 입건할 방침이며, 처방전이 없는 것을 알면서도 의사 김씨에게 수면 유도제를 내주고, 장부에 기재하지 않은 병원 간호사 2명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현행 의료법에는 음주 진료에 관련한 조항이 없어, 의사 김씨가 음주를 했더라도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하기는 어렵다. 법무부 인권구조과 김현정 변호사는 “의료법에 술 마시고 진료했다는 것만으로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면서 “다만 술 마시고 진료하는 것은 의사 윤리에 어긋나기 때문에 병원 자체적으로 징계할 수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고도’의 이용환 변호사는 “음주 진료로 환자가 잘못됐으면 일반 의료 사고로 업무상 과실치사는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숨진 이씨가 한때 배우 지망생이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난 3일 오후 숨진 이씨의 빈소에는 유명 연예인 A씨가 찾았는데, 그의 매니저는 “이씨는 7년 전쯤 배우 지망생일 당시 A씨와 친분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