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광교 신도시의 중심에 자리잡은 원천 저수지의 한쪽 물가에는 발이 묶인 보트들이 눈에 들어온다. 범선(2척), 모터보트(6척), 오리보트(44척), 노젓는 보트(40척) 등 종류도 다양하다. 지난 2006년 무렵 영업을 중단한 옛 '원천 유원지'의 놀이배들이다. 주변에서는 공사가 한창 벌어지고 있지만 이 배들은 오랜 세월 원래의 용도를 잊어버리고 방치되어왔다.
원천 저수지 일대는 한때 수도권의 대표적인 인기 유원지였다. 1970년대부터 본격 개발돼 각종 놀이기구와 수상 레저지설에다 숙박시설, 수상음식점, 카페 등이 즐비하게 들어섰던 곳이다. 그러나 광교 신도시 개발에 포함되면서 관련 시설은 모두 철거돼 사라졌고, 현재 이 일대에는 수변공원과 택지가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보트를 소유한 주인과 보상 협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광교 신도시 개발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경기도시공사는 2007년 수용 재결 과정을 거쳐 이전비용을 공탁했다. 또 남아있는 보트의 소유주를 상대로 작년에 명도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고, 대체 집행 결정도 받았다. 소유주는 스스로 옮기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 보트를 옮기려면 대형 크레인 등의 장비를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은 불가능하다. 저수지의 수위가 높아져야 장비나 운반용 트럭이 접근할 수 있는 도로가 확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장마철이 지나고 이전이 가능한데도 소유주가 철거하지 않으면 법원을 통해 강제 집행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