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번의 싸움에는 백만가지 이유가 있는 법이다. 13일 함부르크의 훈련 도중 발생한 손흥민과 슬로보단 라이코비치(세르비아)의 난투극은 '사소한 오해'에서 시작됐다. 손흥민의 측근인 황승용 아시아축구아카데미 이사장이 전화 인터뷰를 통해 난투극의 진실을 귀띔했다.
13일 손흥민은 팀의 미니 게임에 참가 중이었다. 마음대로 풀리지가 않았다. 이 때 라이코비치가 손흥민의 심기를 긁었다. 득점기회를 놓친 손흥민에게 "골대로 공을 차 넣으라"고 했다. 한번 꾹 참았다. 미니 게임이 끝나고 손흥민은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경기가 풀리지 않은 것에 대한 자책이었다. 손흥민이 자기 자신에게 화를 낸 것이다. 라이코비치가 오해했다. 자신에게 하는 말인줄 알았다. 다짜고짜 달려오더니 주먹을 질렀다. 손흥민은 라이코비치의 주먹을 피했다. 말리려던 톨가이 아슬란이 주먹을 맞고 이마가 찢어졌다. 아슬란은 네 바늘을 꿰맸다. 이쯤되자 손흥민도 화가 나서 라이코비치가 맞부딪혔다. 사건이 있은 뒤 손흥민은 아슬란을 찾아가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코비치의 폭행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압둘라 알 힐랄리 주심에게 침을 뱉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A매치 1년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카이저슬라우테른의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티퍼트를 팔꿈치로 가격해 3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손흥민과 라이코비치는 우선 구단으로부터 벌금 징계를 받았다. 죄질이 무거운 라이코비치는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함부르크는 라이코비치에게 2군행과 피스컵 출전 금지를 명령했다. 일각에서는 라이코비치가 방출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토어스텐 핑크 감독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라이코비치는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선수라면 서로 존중해야 한다. 이런 일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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