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미녀의 대결 구도에 영화 '도둑들'의 시사회가 후끈 달아올랐다. 가슴 크기 발언까지 나왔다.
10일 오후 서울 CGV왕십리에선 '도둑들'의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도둑들'은 개봉 전부터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김해숙, 오달수, 김수현 등 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연출을 맡은 최동훈 감독은 "예전엔 내가 잘 찍으면 좋은 영화가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엔 배우들한테 맡겨놓는 것이 더 좋다는 걸 느꼈다. 배우들이 본능적으로 연기하는 것을 지켜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배우에 대한 매력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 감독의 말대로 이날 처음으로 공개된 '도둑들'엔 톱배우들의 각양각색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두 명이 있었다. 국내를 대표하는 톱여배우인 김혜수와 전지현. 영화 속 둘은 한치의 양보 없는 매력 대결을 펼쳤다.
김혜수가 맡은 역할은 손에 걸리는 건 뭐든지 따는 전설의 금고털이 '팹시' 역. 특유의 카리스마에 섬세한 감정 연기까지 보여주며 "역시 김혜수"란 사실을 입증했다. 여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수중 촬영에 도전하기도 했다.
김혜수는 "전에도 수중 촬영 경험이 있는데 이번 수중 장면은 정말로 힘들었다. 지나고 나서 다른 분의 얘기를 들으니까 내가 그때 공황 상태를 겪었던 것 같다. 연기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처절한 생존의 모습이었다. 매번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아직도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전지현은 줄타기 전문 도둑 '예니콜' 역을 맡았다. '줄타기 전문'인 탓에 고난도의 와이어 액션을 소화해야 했다. 또 아무 거리낌 없이 비속어를 쓰고 경우에 따라 '몸개그'까지 보여주면서 거침없이 망가졌다. 대표작 '엽기적인 그녀'에 비해서도 한층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 전지현에게 딱 어울리는 맞춤옷을 입었다는 느낌을 줬다. 결과적으로 선배 배우 김혜수와의 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전지현은 "처음 시나리오를 너무 신나고 재밌게 봐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가장 돋보이는 역할이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이라 생각했다. 적절한 타이밍에 '예니콜'이란 캐릭터를 만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대결 구도는 자연스레 '장외'까지 이어졌다. 기자 간담회에서 서로에 대한 라이벌 의식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김혜수는 "솔직히 미모 대결이라는 것도 민망하다"며 "대결 안 했고, 전지현을 보고 미모 대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배우들이 각자의 색깔대로 화면에서 빛을 발하는 것이 서로를 위해, 영화 전체를 위해 좋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또 "전지현을 보며 감탄했다.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다. 대결할 엄두도 못냈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지현은 "왜 그러십니까"라며 "저는 진짜 게임 상대가 되지 않았다. 까마득한 후배고 촬영 현장에서도 각자의 색깔을 존중해주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이어 "바스트 사이즈(가슴 크기)부터 상대가 안 된다. 애초에 저는 후배로서 졌다"고 솔직히 말했다. 전지현의 '솔직 발언' 덕분에 시사회장엔 웃음이 터졌다. 실제 이날 김혜수는 가슴이 깊게 패인 의상을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도둑들'은 오는 25일 개봉할 예정이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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