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미들급을 지배하고 있는 앤더슨 실바가 자신의 천적으로 통하던 차엘 소넨을 마침내 뿌리치고 경이적인 10차 방어에 성공했다.

점잖던 실바가 경기 전 컨퍼런스 콜에서 소넨을 향해 "팔다리를 부러뜨리고 더 이상 말을 못 하도록 이빨도 다 뽑아놓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서로간의 감정이 격화돼 더욱 뜨거운 이슈를 모으던 재대결이었지만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UFC148에서 맞닥뜨린 소넨은 실바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둘은 지난 주말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에서 끝난 UFC148의 메인이벤트전을 장식했다.

초반 경기양상은 실바가 거의 죽다가 살아난 지난 1차전을 연상케 했다. 강력한 피지컬과 기세로 밀고 들어오는 소넨의 힘에 밀려 실바는 금세 넘어지고 깔려서는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얻어맞고 방어하기에 급급했다.

상황은 2라운드 들어 급반전했다. 소넨이 또 테이크다운을 시도했으나 1라운드만큼의 파워가 아니었다. 힘이 떨어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들어가다 3-4차례 막혀버리자 체력이 급격히 소진되며 페이스를 잃고 말았다.

레슬링에 이은 테이크다운 전략이 무력화되고 서서 싸우는 스탠딩 공방으로 양상이 바뀌자 소넨은 실바를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강력한 타격과 니킥을 복부 쪽에 허용하며 맥없이 침몰했다.

실바 입장에서 결국은 테이크다운 방어와 체력전이었다. 금지약물 사용 전력이 있는 소넨은 사실상 1라운드 체력밖에 되지 않았다.

체력이 떨어지고 힘이 달리면서 자신의 필승전략을 발휘할 수 없게 됐다. 제 풀에 꺾이고 만 결과였다. 실바의 반격이 시작되며 이내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나고 옥타곤 링 위를 나가는 소넨의 다리가 풀려 비틀거리는 장면을 보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실바는 공언한대로 '떠벌이' 소넨을 병신으로 만들지는 못했으나 가장 까다로운 산을 넘으며 또 한 번의 롱런을 예고했다.

UFC 진출 뒤 15전전승 및 지난 2006년 10월 리치 프랭클린을 꺾고 UFC 미들급 챔피언에 오른 뒤 13연승과 10차 방어 성공이다.

이전에 이런 기록은 없었다. 유일한 적수로 평가받던 소넨마저 완벽하게 제압당해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더 군림하게 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독주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