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배수구를 메운 각종 쓰레기.

서울시가 매년 빗물 배수구를 막는 쓰레기를 걷어내는 데 최근 3년간 연평균 500여억원의 예산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빗물 배수구에서 걷어낸 쓰레기는 주로 담배꽁초, 일회용 컵, 음식물, 비닐 등이었다. 빗물 배수구는 장마 때 호우 피해를 줄이는 용도로 쓰이기 때문에 수시로 청소를 해줘야 한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동안 빗물 배수구를 막는 쓰레기를 걷어내는 데 1450억원을 썼다. 걷어낸 쓰레기 규모는 50만㎥를 덮는 수준. 20t 트럭으로 2만5000대 분량이다. 이를 수거하는 데 1000억원이 들었고, 관련 인건비는 450억원이 들어갔다.

자치구별로는 3년 동안 강서구에서 5만㎥의 쓰레기가 수거돼 25개 자치구 중에 가장 많았다. 그다음이 강남구로 4만831㎥이다. 나머지 구청은 1만~3만㎥로 나타났다. 1㎥당 쓰레기를 거둬들이는 비용은 서울시 평균 19만1000원이지만 중구는 46만원으로 두 배 이상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고규만 서울시의회 의원은 "중구는 상가가 많은 데다 낮에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상 밤에만 작업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더 들어간다"고 말했다.

예산도 문제지만 이런 쓰레기 때문에 빗물 배수관을 넓히더라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게 더 문제다. 올해 서울시는 배수관을 넓히는 공사에 2363억원의 예산을 쏟을 예정. 하지만 이처럼 무심코 버린 쓰레기가 쌓여 배수관을 막으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식이 되기 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