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 보그나인

영화 ‘지상에서 영원으로’에서 가학적인 하사 역할을 맡는 등 1950~70년대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성격파 배우였던 어니스트 보그나인이 8일(현지시각) 세상을 떠났다. 외신들은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한 병원에서 신부전증으로 투병 중이던 보그나인이 95세로 생을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1917년 미국 코네티컷주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보그나인은 100여편의 영화 엔딩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다. 미소를 지을 때 보이는 위쪽 앞니의 벌어진 틈과 쾌활한 웃음소리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주연보다는 주로 조연으로 활약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34세의 늦은 나이에 영화배우로 데뷔한 보그나인은 1953년 영화 ‘지상에서 영원으로’에서 프랭크 시나트라를 괴롭히는 허드슨 하사로 열연해 주목받았고, 1955년 소심하고 외로움을 잘 타는 정육점 주인 마티를 연기한 영화 ‘마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당시 그는 제인스 딘, 스펜서 트레이시 같은 쟁쟁한 스타들을 물리치고 상을 받아 화제가 됐다.

보그나인은 서부극 ‘자니 기타’(1954)를 비롯, ‘윌러드 데빌즈’(1971) ‘데블즈 레인’(1975) 등 많은 영화에서 악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1960년대 ABC방송의 TV시리즈 ‘특전 네이비’를 통해 대중적 인기를 얻었으며, 2000년대에는 인기 애니메이션 ‘스펀지 밥 네모바지’에서 인어맨 목소리를 연기하기도 했다. 2009년엔 의학드라마 ‘ER’시리즈에도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