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한 회사의 채용담당 직원인 A씨는 첫 출근도 하지 않은 인턴 직원 B씨에게 ‘채용 취소’ 통보를 했다. B씨의 페이스북 계정을 방문하고 나서 회사가 내린 결정이었다.
A씨가 이날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출근예정일이던 이날 오전 B씨가 A씨에게 보낸 “몸이 안 좋아서 목요일부터 출근할게요”라는 휴대전화 문자였다.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력서에 적혀 있던 B씨의 페이스북에 들어가 봤다. B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주도 사진 한 장을 올려놓고 “내일까진 제주도, 수요일엔 오션월드 고고씽~!!”이라고 적었다.
A씨는 회사에 이 사실을 알리고 나서 B씨에게 답장을 보냈다.
"제주도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오션월드 가서 재밌게 노시고 집에서 계속 푹 쉬세요^^"
A씨는 이후 점심시간이 될 때까지 B씨에게 걸려오는 전화를 모두 받지 않았다. B씨의 페이스북에 다시 들어가 보니 이번엔 이런 글이 올라왔다.
"아 슬프다. 왜 나한테만 이런 시련이 닥치는 거야!!! 나 서울 올라가면 술 사줄 사람 ㅠㅠ"
A씨는 점심식사 후 인턴 직원 B씨와 20여분간 통화했다. B씨는 자신이 제주도 온 건 어떻게 알았느냐고 물었고 A씨는 당신이 이력서에 써놓은 페이스북 주소에 들어가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B씨는 “제가 페이스북 주소를 써놨더라도 함부로 보시는 건 사생활 침해 아닌가요?”라고 따졌다. 이에 A씨는 “우리 회사에서 자소서(자기소개서)에 꼭 페이스북 주소를 기입하라고 했습니까? 본인이 자소서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이 활발한 게 장점이라고 페이스북 주소까지 써놓으신 거잖아요. 그건 봐도 무방하다는 소리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A씨는 B씨가 이후 “제가 무단결근한 것도 아니고 거짓말한 건 잘못이지만 미리 말씀드렸잖아요. 이거 노동법 위반 아닌가요? 고발할 거에요”라고 항의했다며 마지막에는 울면서 한 번만 용서해달라고 애걸복걸했다고 적었다.
그는 글을 마무리 지으며 “본인 스펙 쌓기 전에 인성부터 길러야 하는 건데, 이런 친구들은 나중에 사회생활 어찌할지 참 궁금하네요. 그리고 많은 분이 예쁘냐고 하시는데 성형괴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딱 떠오르는 얼굴 그대로입니다”라고 썼다.
A씨의 ‘무개념 인턴녀’글을 읽은 네티즌 대부분은 “저런 정신의 인턴이 허드렛일이라도 제대로 할지 의문이네요”, “시작부터 저렇게 거짓말을 하는데 뭘 믿을 수 있겠나” 등의 반응을 보이며 B씨를 비난했다.
반면 회사가 개인의 SNS까지 뒤지는 건 감시·통제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아이디 ‘j*******’은 “몸이 아프다면 진단서를 요구하고 그 진단서상의 병명이 정말 하루 요양을 원할 만큼 중하다고 할 경우에 인정하고 아니면 그냥 해고하면 되지 그걸 굳이 SNS까지 뒤져서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느냐”고 썼다. 아이디 ‘꼼**’은 “검색도 문제지만, 이력서에 기입된 내용을 사적인(?) 관심으로 유출해서 이용했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인턴의 개념이 없는 것도 맞지만, 우리 회사에 지원하면 개인정보보호 따윈 없다고 자랑하는 회사도 개념은 없어 보입니다”라고 했다.
A씨가 올린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