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막고 유사시 이란 내륙 지역을 폭격할 수 있도록 페르시아만 주변에 전력을 대폭 증강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 보도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지난 1일부터 이란산(産) 원유 수입 금지 조치를 단행했고, 이란 의회는 이에 반발해 2일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는 법률 초안을 마련하는 등 이 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 해군은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주변에 깔아놓은 기뢰를 제거하기 위해 최근 기뢰제거함을 기존보다 두 배 많은 8대로 늘렸다. 미 국방부 고위 관료는 "이것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꿈도 꾸지 말라'는 메시지를 이란에 전하는 것"이라며 "호르무즈해협에 설치된 기뢰를 모두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기뢰 제거작전을 지휘하기 위해 수륙양용수송함 '폰스(Ponce)'도 배치했다. 폰스에는 의료진과 헬기뿐 아니라 전투 부대원들을 위한 숙소도 마련돼 있다. 폰스를 이 지역에 배치한 것은 미국에서 멀리 떨어진 호르무즈에서 특수작전을 수행하는 기지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미군은 또 지난봄 이후 F-22, F-15C 전투기들을 페르시아만 주변에 있는 기지 두 곳에 추가로 분산 배치했다. 이 전투기들은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안전 확보를 위해 이란 해안지역 미사일 부대를 폭격하거나 핵위기가 고조될 경우 이란 내륙까지 깊숙이 들어가 공습을 감행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전력 증강은 페르시아만 주변에 전력을 확충하려는 미군의 장기 계획의 일환일 뿐 아니라 이스라엘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란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EU와 미국의 추가 제재에 맞서 세계 원유 운송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이란 정부 수입의 절반과 외화 수입의 80%를 각각 차지하는 원유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경우 이란 경제가 심각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입력 2012.07.04. 03:11업데이트 2012.07.0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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