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의 전설' 개리 리네커는 축구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축구는 22명이 공을 따라 이러저리 뛰어 다니다가 결국은 독일이 승리하는 스포츠다.' 현대축구에서는 이렇게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축구는 11명의 스페인 선수가 패스를 주고 받다 스페인이 승리하는 스포츠다.'
스페인의 전성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스페인은 2일(한국시각)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유로2012 결승전에서 4대0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스페인은 사상 최초의 유럽선수권대회 2연패, 메이저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많은 팀들이 스페인을 꺾기 위한 비책을 내세웠지만, 그 때마다 스페인은 더욱 완성도 높은 축구를 선보였다. 가장 강력한 상대로 꼽혔던 이탈리아를 그것도 결승에서 4대0으로 제압한 스페인 앞에 더이상의 적수는 없어보인다. 도대체 스페인 축구는 왜 이렇게 강한 것인가.
스페인 축구의 공통된 철학을 꼽을 수 있겠다. 스페인의 상징은 역시 기술을 앞세운 패싱게임이다. 원톱이든, 제로톱이든 공격숫자가 바뀔지언정 스페인 특유의 짧은 패싱게임은 바뀌지 않는다. 팀 전술보다는 부분 전술, 부분 전술보다는 개인 전술이 앞서는 대표팀 축구에서 스페인이 환상적인 조직력을 선보일 수 있는 것은 스페인 축구의 유소년 육성방식 때문이다. 각 팀 별로 육성 방법은 다르지만, 기술 육성이라는 대전제는 같다. 바르셀로나가 가장 두드러지지만, 레알 마드리드, 발렌시아 같은 빅클럽은 물론 헤반테, 레알 소시에다드 등과 같은 하위클럽의 유소년팀들도 모두 기술 축구를 최우선으로 한다. 좁은 공간에서 플레이해야 하는 8대8 미니게임은 스페인 유소년 축구의 대표적 훈련법이다.
스페인의 이같은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의 완성도는 각급 연령대 대표팀 성적을 통해 잘 볼 수 있다. 스페인은 21세 이하 유럽선수권대회서 3번의 우승과 2번의 준우승, 17세 이하 유럽선수권대회서는 2번의 우승과 3번의 준우승을 차지했다. 23세 이하 선수들이 참가하는 올림픽에서도 한번의 금메달과 한번의 은메달을 획득했다. 각급 대표팀 역시 A대표팀과 같은 패싱게임을 선보인다.
어린시절부터 같은 코드를 공유한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A대표팀에서도 같은 색깔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사실 대표팀은 훈련기간도 짧고, 선수 변화폭도 크다. 그렇기에 부분 전술보다는 개인 전술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뛰어난 개인이 있어도 팀을 이길수는 없다. 한국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FC코리아'로 불릴 정도의 장기간 합숙으로 클럽축구같은 세밀한 조직력을 갖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페인은 다른 국가대표팀과 달리 어떤 선수가 들어와도 일관된 스타일을 구사할 수 있다. 마치 하나의 클럽팀과 같은 조직력을 갖춘 것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비야와 푸욜(이상 바르셀로나) 두 공수의 핵심이 빠졌지만, 스페인은 흔들리지 않는 축구를 할 수 있었다.
스페인축구협회도 이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다른 국가들은 메이저대회마다, 혹은 새로운 감독이 부임할 때마다 코칭 스태프와 선수단 구성, 포메이션 배치까지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꾸려지는 반면, 스페인은 일관된 철학을 가지고 코칭 스태프, 선수단이 큰 변화 없이 점진적으로 발전해 왔다. 2004년부터 팀을 이끌며 유로2008 우승을 이룬 아라고네스 감독이 기틀을 다졌다면, 후임 델보스케 감독은 전임감독 색체 지우기라는 정치적 행동 대신 유지, 보수에 전념을 다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스페인은 한가지 중요한 무기를 얻었다. 강팀 다운 끈끈함이다. 두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스페인은 어떤 상황에도 승점을 챙길 수 있는 저력까지 손에 쥐었다.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1대0 승), 포르투갈과의 4강전(0<4PK2>0) 모두 스페인다운 모습은 아니었지만 원하는 결과를 거머쥐었다. 과거 스페인이 스타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메이저 대회에서 부진했던 이유는 민족 감정과 클럽 사이의 라이벌 의식으로 인해 단합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는 스페인이 결정적 순간 무너지는 이유였다. 유로2008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 우승을 통해 이 같은 문제는 완전히 사라졌다. 오히려 팀으로서 더욱 튼튼해졌다. 자신감과 경험, 철학으로 이루어진 스페인은 무적의 팀으로 거듭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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