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와 떠나요, 비 밥 바 룰라'는 지난 25일부터 5일 일정으로 일본편을 찍었다. 4월부터 시작된 촬영 일정의 마지막이었다. 그 현장을 본지가 동행 취재했다.
25일 오후 4시 일본 도쿄 중심부 시부야의 퍼스트타워 빌딩 내 '빅터 엔터테인먼트'사 대표 사무실. 도쿄의 명소 롯폰기 모리타워가 한눈에 보이는 통창을 뒤로 하고 이문세가 한 일본 여가수와 마주 앉았다. 2001년 '눈물이 주룩주룩'을 발표, 116주나 일본 레코드차트에 올랐던 나쓰카와 리미(39)다. '눈물이~'는 2007년 청춘스타 쓰마부키 사토시가 주연을 맡아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동명 영화의 모티브가 된 노래이다. 이문세는 영화를 먼저 화제로 올린 뒤 '음악'을 통해 나쓰카와와 대화를 나눴다. 이문세가 먼저 기타를 꺼내 들고 '남들도 모르게 서성이다 울었지'로 시작하는 발라드 히트곡 '옛사랑'의 1절을 부르자 나쓰카와는 "정말 좋다"며 감탄했다. 나쓰카와도 곧바로 고향인 오키나와의 민속악기 '산신'을 손에 들고 '눈물이~'를 부르는 것으로 화답했다. 이문세는 "'눈물이~'는 일본 전통가요 엔카와 오키나와 섬 특유의 민요 선율이 잘 조화를 이룬 곡으로 다양한 장르가 고유의 색을 잃지 않고 공존하는 일본 대중음악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했다.
다음 날 이문세는 일본류(流) 록뮤직 '제이 록(J-ROCK)'을 체험하기 위해 시모키타자와의 대표적 인디 라이브공연장 '큐(Que)'를 찾았다. 시모키타자와는 서울의 홍대앞처럼 일본 인디 록밴드들이 본거지로 삼고 있는 곳. 30평 남짓한 지하 2층 공연장에선 이날 저녁 무대에 오를 2인조 인디그룹 '츤타'의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이문세와 인터뷰한 밴드 '이와세 게이코'는 "유명한 아티스트들은 소속사 말을 들어야 하지만 우리 (인디 록밴드)는 라이브클럽을 중심으로 자유롭게 활동한다. 이걸로 밥을 먹을 수 있을까는 나중에 생각한다"며 인디록 활동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27일 이문세의 게스트는 '보사노바의 디바'라 불리는 리사 오노였다. 이문세는 이날 밤 오노의 아버지가 1972년 도쿄 신주쿠에 개설한 브라질식당 겸 보사노바 공연장 '사시 페레레(Saci-Perere·브라질 전설 속의 외다리 흑인 괴물)'를 찾았다. 두 사람은 즉석에서 무대에 올라 재즈곡 '플라이 투 더 문'을 함께 불러 30여명 청중의 환호를 끌어냈다.
이문세는 28일 밤엔 긴자의 로커빌리(Rockabilly) 전용 공연장 '켄토스(Kento's)'의 1일 출연자가 됐다. 로커빌리는 로큰롤과 힐빌리(hillbilly·컨트리뮤직)를 합친 말로, 1950년대 미국에서 흑인의 리듬 앤 블루스와 백인의 컨트리뮤직이 결합해 발전한 장르이다. '비 밥 바 룰라'를 처음 발표한 진 빈센트와 함께 엘비스 프레슬리 등이 대표적인 가수이다. 이문세는 켄토스에서 12인조 밴드와 함께 '비 밥 바 룰라'를 열창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앞서 이날 낮에는 일본 젊은이들의 거리 하라주쿠에서 혼자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버스킹'을 하기도 했다. 솔로, 협연, 즉석 거리공연 등 이문세가 일본에서 차린 '비 밥 바 룰라' 음악 성찬은 10월 중순경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