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랑 블랑 프랑스 감독은 스페인전에서 과감하게 승부수를 띄웠다.
변화를 화두로 삼았다. 수비수 마티외 드뷔시를 전진배치하고 윙어 플로랑 말루다를 중앙에 배치했다. 스페인이 꺼내든 '제로톱' 전술을 막기 위한 변칙 전술이었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전방 공격을 막기 위해 중앙과 측면 수비를 강화했다.
의도는 적중했다. 하지만 스페인에는 '제로톱'만 있는게 아니었다. 전방만 잘 막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오산이었다. 프랑스전 승부를 가른 것은 2선에 위치한 수비형 미드필더 사비 알론소(31·레알 마드리드)였다. 알론소는 24일(한국시각)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돈바스 아레나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유로2012 8강전에서 전후반 1골씩을 터뜨리며 팀의 2대0 완승을 이끌었다. 알론소의 활약 덕택에 스페인은 월드컵과 유로 대회 등 메이저 무대에서 프랑스에 무승(1무5패)에 그쳤던 기억을 털어냈다. 더불어 사상 첫 유로 대회 2연패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알론소는 조별리그 세 경기 동안 그리 눈에 띄지 않았다. 본연의 임무인 수비에 주력했다. 이런 알론소가 프랑스전에서는 공격본능을 뽐냈다. 활로 개척의 선봉에 섰다. 경기 시작 6분 만에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겹겹이 수비벽을 쌓은 프랑스의 압박이 느슨해진 틈을 이용했다. 전반 19분 첫 득점 상황에서는 상대 수비진이 측면 크로스 방어에 급급한 사이 페널티박스에서 정확히 자리를 잡고 있다가 가볍게 헤딩슛으로 찬스를 마무리했다. 평소의 조용한 움직임과 침착함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이후에도 알론소는 2선 공격 역할에 충실하면서 프랑스 수비진의 진을 빼놓았다. 후반 종료 직전에는 페드로 로드리게스가 얻어낸 페널티킥 기회에서 키커로 나서 득점해 프랑스의 추격의지를 꺾어 놓았다. 제로톱을 막는데 심혈을 기울였던 블랑 감독은 예상치 못했던 알론소의 활약에 탄식을 내뱉었다. "스페인을 꺾는 것은 가능한 일이었다. 계획을 세웠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너무 쉽게 첫 골을 내준게 아쉽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알론소가 스페인 대표로 100번째 A매치에 출전하는 경기였다. 2003년 4월 30일 에콰도르와의 A매치에서 데뷔한 지 9년여 만에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스페인 대표 역대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현역 선수 중에는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135회)와 사비 에르난데스(FC바르셀로나·113회)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출장 횟수다. 프랑스전 멀티골은 조용하게 넘어갔을지도 모를 기록의 축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무리 좋은 공격력을 갖고 있어도 수비가 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델보스케 감독이 제로톱 전술을 고집스레 꺼내들 수 있는 이유는 이런 자신감에 기인한다. 더블볼란치의 일원으로 1차 저지선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알론소의 활약이 큰 힘이 되고 있다. 프랑스전을 마친 뒤 알론소의 활약 여부는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결승으로 가는 문턱에서 만날 포르투갈의 간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의 맞대결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어 알론소만큼 호날두를 잘 아는 선수도 없다. 포백라인에 또 다른 팀 동료 세르히오 라모스와 알바로 아르벨로아가 버티고 있으나, 1차 저지 임무는 알론소의 몫이다. 자심감이 넘치는 모습이다. "호날두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알고 있다. 호날두가 최고 수준의 활약을 펼치는 것은 시즌 내내 그래 왔기에 놀랍지 않다. 준결승전의 열쇠는 오늘처럼 경기를 펼치는 것이다."
프랑스를 꺾고 4강에 오른 스페인은 28일 돈바스 아레나에서 포르투갈과 결승 티켓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친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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