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술자리 예약 담당이었죠." 장난스러운 농담이었지만 촬영장 분위기를 엿보기엔 충분한 한 마디다. 월화극 부동의 1위 MBC '빛과 그림자'. 13회차에 투입돼 미니시리즈 한 편을 훌쩍 넘기는 26회분을 마치고 드라마와 작별한 김민규(32)는 드라마를 함께 만든 사람들과의 진한 우정 말고도 얻은 게 꽤 많은 듯했다. "이런 대작은 처음이었어요. 그렇게 많은 선배들, 훌륭한 선생님들을 뵌 것도 처음이고요. 진짜 좋은 경험이 됐어요. 안재욱 선배의 '오른팔'로 함께 연기한 류담, 손진영 두 친구도 얻었죠."
빙긋 웃는 김민규의 날카로운 눈매가 참 매력적이다. 차가운 듯하면서 왠지 신비로운 그의 눈빛을 인상깊게 기억하는 사람이 꽤 많다. 영화 '타짜'에서 난데없이 나타나 조승우에게 칼을 찌르던 스케이트보드 소년. '고고70'에서 밴드 데블스의 베이시스트, '심야의 FM'의 라디오 음향 엔지니어, 드라마 '메리는 외박중'에서 장근석 밴드의 기타리스트. 작든 크든 선명한 잔상을 남겼던 역할들이다. 그런데 극 중 캐릭터도 그렇고 그의 아우라도 그렇고 어딘가 뮤지션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원래 실용음악 전공에 밴드 뮤지션을 꿈꿨다고 한다.
20대 초반에 일찌감치 군대에 다녀온 뒤 우연한 기회에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회원수 3500명의 팬카페가 생기더란다. 그후 케이블 음악채널 VJ로 활동하던 친구의 제안으로 VJ 선발대회에 나가 5위에 입상하면서 그의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다. "음악의 길이 쉽지 않다는 걸 느낄 때였죠. 우연한 기회로 사람들 앞에 서게 된 후로 CF도 찍고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이쪽 일에 새로운 매력을 느꼈어요. 정말 운이 좋았던 셈이죠."
그즈음 지인의 소개로 한 영화마케터를 만났다. 너무 힘든 길이니까 그냥 포기하라고 말할 작정이었던 그 영화마케터는 "그런데 넌 해봐도 될 것 같다"면서 되레 김민규에게 영화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오디션을 제안했다. 경험 삼아 나간 자리에서 바로 합격이 됐고, 그렇게 김민규는 25세에 스크린에 데뷔했다. "중3 학생 역할이었는데 베드신이 있어서 20대 초반 배우를 찾으셨대요. 지진희, 문소리, 박원상 선배와 연기하는 것도, 영화관 스크린에 내 얼굴이 나온다는 것도 신기하기만 했어요."
두번째 영화 '타짜' 이후론 김민규를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는 '짜릿한 경험'도 했다. 그 스스로 "'타짜'를 못 만났으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단다. 하지만 다음 영화 '고고70'은 '타짜' 못지않게 소중한 기회를 가져다줬다. 1970년대 음악을 소재로 청춘들의 열정을 펼쳐낸 이 영화에서 조승우를 비롯해 문샤이너스 차승우와 손경호, 뮤지컬배우 최민철, 홍광호 등과 연기하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펼쳐냈다. 그리고 그런 김민규의 모습을 눈여겨본 김상만 감독이 '심야의 FM'에 그를 발탁했다.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김민규는 김상만 감독을 가장 고마운 사람으로 꼽는다. "영화를 찍을 때는 감독님의 페르소나가 되겠다고 말하곤 했죠. 지금도 저를 추천해주고 격려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하는 게 제가 할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작품으로 곧 찾아뵐 테니 기대해주세요."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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