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임영진 기자] MBC 주말특별기획 ‘닥터진’이 시공간을 초월한 이색 소재로 흥미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 먼저 제작된 동명의 드라마 ‘닥터진’에도 관심을 집중되고 있다.

‘닥터진’은 일본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일본에서는 지난 2009년 시즌1에 이어 2011년 시즌2를 방영하며 높은 인기를 누린 바 있다. 우리나라의 ‘닥터진’이 1860년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면 일본의 ‘닥터진’은 1862년 에도시대에서 벌어진 사건을 담는다.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동시에 제작된 ‘닥터진’, 다른 듯 닮은 캐릭터 열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진혁’ 송승헌 vs ‘미나카타 진’ 오오사와 타카오

유능한 외과의 진혁은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연인이자 동료 유미나(박민영)로 인해 상처를 입었다. 미나카타 진은 뇌종양에 걸린 애인 토모나카 미키의 수술을 집도하다 식물인간 상태에 빠트렸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진 두 사람은 정체불명의 남성을 만나면서 과거로 타임슬립을 하게 된다.

“살아야할 누군가를 죽여버리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역사의식이 미나카타 진과 진혁을 지배한다. 자신의 사소한 의료행위로 인해 미래의 누군가의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에 막대한 부담과 책임감을 느낀다.

두 사람의 차이라고 한다면 진혁은 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최연소로 의학대학교에 입학, 최연소 수석 졸업, 최연소 신경외과 과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인물이라는 것이다. 반면 미나카타 진은 토모나카 미키에 대한 기억으로 수술을 하지 않고 당직으로 대체 근무하는 다소 소극적인 캐릭터라는 점이다.

‘홍영래’ 박민영 vs ‘타치바나 사키’ 아야세 하루카

간단하게 말하면 한국 ‘닥터진’에서 박민영은 1인 2역이다. 2012년 진혁의 연인이었던 유민아가 조선시대에서는 홍영래로 등장, 진혁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한다. 일본 ‘닥터진’에서 홍영래에 해당하는 인물은 타치바나 사키, 그는 에도시대에만 존재하는 인물이다.

토모나카 미키를 잊지 못하는 미나카타 진을 지켜보는 타치바나 사키의 애절한 심경이 일본 ‘닥터진’에 담겼다면 한국의 ‘닥터진’은 100% 연결될 수 밖에 없는 홍영래와 진혁의 러브라인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유미나’ 박민영 vs ‘토모나카 미키’ 나카타니 미키

유미나는 유능한 외과의사이자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로 ‘욱미나’라는 별명을 가졌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토모나카 미키는 미나카타 진과 함께 의학 공부를 한 동료이자 연인이다. 자신의 뇌종양 수술 집도를 맡아 불안해 하는 미나카타 진을 쿨하게 격려하는 대범함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박민영이 한국 ‘닥터진’에서 1인 2역을 맡았다면 일본 ‘닥터진’에서 1인 2역을 맡은 인물이 바로 나카타니 미키다. 그는 에도시대 최고의 기녀 노카제로 분해 두 번 브라운관에 모습을 비쳤다. 한국 ‘닥터진’에서 노카제 역은 배우 이소연이 맡았다. 춘홍으로 분한 그는 진혁을 향한 마음을 남몰래 품게 된다.

‘이하응’ 이범수 vs ‘사카모토 료마’ 우치노 마사야키

역사 속 인물인 이하응과 사카모토 료마는 진혁과 미나카타 진을 극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캐릭터다. 이하응은 조선 대표 풍운아로, 김 씨 세력으로부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시정잡배와 어울리며 방탕한 생활을 한다. 반면 아들 명복을 왕위에 올리기 위해 절치부심하는 강한 권력욕을 가진 인물로 그려진다. 사카모토 료마는 에도시대를 종식하고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1835년부터 1867년까지 33년이라는 짧은 인생 산 실존 인물. 일본 ‘닥터진’에서 사카모토 료마는 밝고 호탕하며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그려진다.

한국 ‘닥터진’에만 있다. ‘김경탁’ 김재중

김경탁은 대대손손 무인 집안의 후손으로 태어나 뛰어난 무술 실력을 자랑하는 무관이다. 어릴 적부터 연모해 온 홍영래와 정혼한 사이로 진한 순애보를 그린다. 진혁의 갑작스러운 등장과 그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듯한 홍영래의 모습에 강한 질투심을 휩싸이는 인물. 홍영래와 진혁의 러브라인이 확실한 가운데 김경탁은 비련의 주인공으로 포장될 가능성이 높다. 원작에는 없는 오리지널 캐릭터로 사랑에 초점이 맞춰진 ‘닥터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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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닥터진', TBS '닥터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