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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의 상징체계

자현 스님 지음|불광출판사|전2권|각권 2만2000원

불교 의식에 쓰이는 목어(木魚)와 범종을 칠 때 쓰는 당목은 '용으로 변하는 물고기' 모양이다. 사찰 처마 밑 풍경(風磬)에도 물고기가 달렸다. 왜 사찰에는 물고기 형상의 물건이 많을까.

이 책에 따르면, 등용문(登龍門) 설화와 중국 불교가 만나면서 생긴 상징이다. '용문(龍門)'은 중국 산시성의 유명한 급류 협곡. 잉어는 거센 물살을 거슬러 협곡 위에 오르면 용이 되어 승천한다. 이 잉어의 모티브를 따와서 '열심히 수행해서 부처가 되라'는 뜻으로 사찰의 물고기 모양 물건들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저자인 동국대 교수 자현(玆玄) 스님은 미술사(동국대)와 동양철학(성균관대)으로 각각 박사학위를 땄고, 철학(고려대) 박사과정도 수료한 '박사 3관왕'이다. 이 책에서 불교에 관한 100가지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낸다. 책장을 넘기면 산사(山寺)의 구조가 다들 비슷한 이유부터, 일주문에는 왜 문짝이 없는지, '대웅전(大雄殿)'과 '대웅보전(大雄寶殿)'은 뭐가 다른지 등 크고 작은 의문들이 자연스레 풀려간다. 330여장의 컬러 사진과 다양한 그래픽도 이해를 돕는다.

(사진 왼쪽)사찰 처마에 달린 풍경(風磬). 용으로 변하는 물고기처럼, 끊임없는 수행으로 부처가 되라는 의미다. (사진 가운데)해남 미황사 대웅전 천장의 학문양. 중국불교에서 붓다를‘금선(金仙)’으로 번역하면서 사찰 장식에도 학이 등장했다. (사진 오른쪽)중국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에 있는 법문사의 부처님 사리(佛舍利)탑. 명나라 때 지어졌다.

사찰의 가람 배치가 다들 비슷한 것은 불교의 우주관인 '수미산 우주론'에 따랐기 때문이다. 수미산은 그리스 신화의 올림포스처럼 신과 성인들이 존재하는 성스러운 공간. 절 진입로의 냇물은 수미산 주위의 향수해(香水海)이고, 대개 해탈교 혹은 피안교라는 이름이 붙은 무지개다리를 건너 성(聖)의 세계로, 무지개 너머의 이상 세계로 진입한다는 뜻이 담기게 된다. 일주문은 수미산의 맨 아래 성역(聖域)의 시작점이고, 천왕문은 사천왕이 있는 수미산의 중턱이며, 대웅전은 부처가 있는 수미산 꼭대기 도리천(�A利天)의 성(城)이다. 절에 간다는 것은 불교적 우주 전체를 경험하며 부처를 만난다는 의미인 셈이다. 또 일주문에 문짝이 없는 것은 내외를 상징적으로 구분하되 단절시키지는 않는 불교적 가르침을 보여준다.

대웅전과 대웅보전은 글자는 한 자 차이이지만 대웅보전이 격이 더 높다. 이 때문에 대웅전에는 보통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좌우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모시지만, 대웅보전에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약사여래불과 아미타불 등 삼계불(三界佛)을 모신다. 북방불교의 상징인 '만(卍)'자에 관한 웃음이 나는 설명도 있다. 만(卍)은 원래 빛을 뿜는 태양을 뜻하는 인도 아리안족의 상징 '스바스티카'에서 유래했는데, 부처의 가슴 털 형상으로도 여겨졌기 때문에 고려불화 등의 부처 가슴에는 만자가 그려져 있다는 것이다.

폭넓은 의문에 해답을 내려는 의욕이 넘치다 보니 각론에서 '옥에 티'도 더러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조선과 달리 신라의 왕릉이 시내에 있는 것은 죽음을 바라보는 불교와 유교의 차이"(42쪽)라는 식의 설명은 신라가 불교를 공인한 6세기 이후 왕릉들이 교외에 조성됐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 바로잡습니다

▲16일자 A18면 하단 '북방불교 상징인 卍자…' 기사 사진설명 중 '산시성(陝西省)' 표기의 첫 한자를 '陜(협)'이 아닌 '陝(섬)'으로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