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런 드제너러스 (사진출처=엘렌 드제너러스 트위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 대선 자금 모금 행사에서 아내 미셸 오바마를 레즈비언으로 비유하는 듯한 성적 농담을 해 구설에 올랐다.

7일 외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6일 저녁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즈에서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선 자금 모금 행사를 열었다. 600여명이 모인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인기 여성 코미디언이자 레즈비언인 엘렌 드제너러스를 언급하며 "미셸에 대한 나의 농담을 이해해줄 그녀에게 경의를 표한다. 미셸과 그녀는 팔굽혀펴기 시합을 했는데, 그녀는 '미셸이 완전히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Michelle didn't go all the way down)'고 항의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미셸 오바마가 지난 2월 드제너러스의 쇼에 출연해 그녀와 팔굽혀펴기 시합을 했던 것을 빗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말이 끝나자 행사장 일부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일부에서는 술렁이며 난감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 농담은 대통령이 말했다고 믿기 어려운 정도의 진한 성적 뉘앙스를 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긴 했지만, 자신의 부인인 미셸이 다른 여자(레즈비언)와 오럴 섹스를 시도했다는 농담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 것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온 것도 모두 이 농담의 '진의'를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지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은 성적 소수자들의 이목을 끌어모으기 위해 이 같은 '무리수'를 던진 것 같지만, 결과는 나쁘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에서 얼마의 후원금이 모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LGBT들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상당액의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LGBT 중에서는 예술, 영화계 등 뭉칫돈이 오가는 분야의 종사자가 많기 때문에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 이전에도 정치인들에게 놓칠 수 없는 자금원이었다고 한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도 '친근감'을 표시하는 것이었기에, 점수를 잃을만한 것은 아니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미국 대통령이 할 수 있는 농담치고는 정도가 심했다", "순간 불편한 기분을 느낀 사람이 여럿이다" 등 오바마 대통령의 농담 수위가 과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와 동성결혼 지지자의 도움으로 오바마 대통령 캠프는 지난 5월 이번 대선 월 최고 모금액인 6000만 달러를 끌어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