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임영진 기자] 배우 양동근이 출연한 tvN 코미디쇼 'SNL코리아 2'가 처음으로 미성년자 관람 불가 등급으로 편성돼 전파를 탔다. 양동근은 여성용품 CF를 패러디한 광고 모델, 야동(야한 동영상)을 보기 위해 혈안이 된 모자란 동생으로 분해 웃음을 자아냈다. 'SNL코리아 2'의 백미, '위켄드 업데이트'에서는 정치계 이슈와 함께 사후 피임약을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다는 의료업계의 변화를 폭넓은 시각으로 화면에 담아냈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SNL코리아2'는 19금 편성이라는 물을 만나 마음껏 뛰어 놀았다. 양동근의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와 그동안의 갈증을 해소하려는 듯 제작진이 시도한 다양한 코너들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 이번 'SNL코리아'는 지난 시즌부터 15세 이상 관람등급을 유지해 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파격적인 시도였다.

누가 뭐래도 이 날의 주인공은 호스트 양동근이었다. 양동근은 여성용품 CF를 순면 감촉의 남성전용 기저귀로 둔갑시켰다. 당장 날아갈 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뛰어다니는 모습을 담으며 제품을 묘사했다. 정성호와 호흡을 맞춘 '6월의 크리스마스'에서는 찌르레기 폴더에 있는 야동을 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자란 동생으로 나왔다. 또 마론인형 마니아로 분해 미미밴드를 결성한 안영미와 '마이 미미인형'을 소화해내며 진한 오타쿠적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주 동안 있었던 사회적 이슈를 전하는 '위켄드 업데이트'에서는 국회의원 6대 쇄신안, 공직선거 투표시 공무원 시험 가산점 제공안, 사전 피임약은 병원에서 처방 받지만 사후 피임약 처방전 없이 구매 가능하다는 안에 대해서 목소리를 냈다. 특히 여의도 텔레토비라는 토막 영상으로 구라돌이 민주통합당, 청와대 엠비, 민주통합당 화나, 또 새누리당을 등장시켰다.

대개 19금 방송분은 선정성 논란과 맞물려 비난의 세례를 받았지만 이번 'SNL코리아2' 만큼은 제 옷을 입었다는 긍정적인 평을 받고 있다. 꼭 필요하지만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다룰 수 없었던 소재들을 적절한 수위에서 제어하며 무대에 올렸기 때문이다. 장진 감독의 촌철살인 멘트가 빛을 발한 '위켄드 업데이트' 역시 중심을 지키며 날카롭게 사회 이모저모를 살폈다. 'SNL코리아2'의 19금 편성은 자극적인 소재에 몰두해 이슈를 낳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소재를 다루기 위해 시청 연령대를 상향 조절한 것이었다.

한편 'SNL 코리아'는 미국 NBC에서 지난 1975년 첫 방송된 이래 37년째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의 오리지널 한국버전. 시즌1에 이어 장진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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