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수목드라마 '인현왕후의 남자'(극본 송재정, 연출 김병수)가 해피엔딩으로 종영했다.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한 지현우와 처음으로 극의 주연을 맡은 유인나,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를 연출한 김병수 감독의 도전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지난 7일 방송된 '인현왕후의 남자' 마지막 회(16회)는 극적으로 재회한 최희진(유인나)과 김붕도(지현우)의 진한 키스로 마무리 됐다. 신비로운 힘을 가진 부적을 매개로 조선시대와 2012년을 오가던 김붕도는 부적을 불 태우면서 조선시대에 머무는 듯 보였다. 김붕도에 대한 기억을 잃은 최희진 역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현재를 살았다. 하지만 '인현왕후의 남자'라는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을 맡은 최희진은 김붕도에 대한 기억을 하나씩 떠올렸다. 김붕도가 인현왕후에게 남긴 것으로 해석되는 문서가 사실 자신을 향한 메시지였다는 사실을 알고 괴로워하는 최희진의 눈 앞에 김붕도가 나타났다. 극적으로 재회한 두 사람은 키스로 사랑을 확인했다.

유독 '처음'이 많았던 '인현왕후의 남자'는 우려를 불식시키며 성공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송재정 작가는 "김병수 감독이 로맨틱 코미디는 내가 할 분야가 아닌 것 같다며 연출 제의를 고사했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그의 내면에 잠재해 있던 로코 감성이 눈을 떴다. 실험적인 화면 분할 기법과 감정을 상징적으로 의미하는 장치들, 예를 들어 눈물과 비를 항상 함께 배치하는 방식으로 감정을 더했다.

"고증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송재정 작가는 탄탄한 스토리를 자랑하며 시대극과 현대극을 오가는 복잡한 전개를 깔끔하게 유지했다. 촘촘한 이야기로 인해 드라마 속 옥에 티는 시청자 사이에서 송재정 작가의 의도가 들어갔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았으나 결국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으로 밝혀질 정도였다.

제 옷을 입은 듯한 배우들의 호연 역시 돋보였다. 유인나는 사랑스럽고 통통 튀는 매력의 최희진으로 분했으며 지현우는 어색하지 않은 사극톤 대사 처리로 연기력을 과시했다. 두 사람은 감정적으로 배역에 깊이 몰입하며 실제 연인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인남폐인'을 만들어 낸 '인현왕후의 남자'는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뒷심을 발휘했다. 케이블채널 드라마로서는 이례적으로 방송 당일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드라마 제목이 오르내렸으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드라마에 대한 감상평이 활발하게 올라왔다. 스토리, 연출, 배우라는 3박자의 호흡에 힘입어 초반 다소 주춤했던 '인현왕후의 남자'의 시청률은 9회를 기점으로 1%(TNmS 케이블 유가구 기준 집계)를 돌파, 안정권에 들어섰다. 이어 타깃 시청층에서는 4%에 육박한 시청률 곡선을 그렸으며 평균적으로는 1% 이상의 시청률을 유지했다.

오는 20일부터는 '인현왕후의 남자'의 뒤를 이어 '로맨스가 필요해 2012'가 전파를 탈 예정이다. '로맨스가 필요해 2012'에는 정유미, 이진욱, 김지석, 김지우, 우지희가 출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