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석·인크루트㈜ 대표

요즘 많은 기업들 사이에서 직원들의 조기 퇴사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취업 준비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대기업조차 입사한 지 1년 안에 퇴사하는 비율이 5.1%에 이른다. 인크루트가 매출 500대 기업에 물어본 결과다. 이들보다 규모가 작은 중견기업은 조기 퇴사율이 10.4%, 중소기업은 20.2%에 육박했다.

문제는 조기 퇴사가 여러모로 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신입사원 교육비를 생각할 수 있다. 최근 한 취업정보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이 신입사원 교육에 평균 157만원 정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형(無形)의 손실도 있다. 회사 일이 손에 익을 때쯤 그만둘 경우 업무가 단절되거나 인수인계에 문제가 생긴다. 업무 공백뿐 아니라 회사 동료 등 주변 사람들의 심리적 동요도 불러올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기업들은 직원들의 조기 퇴사를 막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제일 먼저 쓰는 방법은 입사 면접 때 지원자의 회사에 대한 정보와 충성도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신입 사원이 회사와 정신적 유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선배를 한 명씩 맺어주는 멘토링(mentoring) 시스템도 주로 쓰는 방법이다. 사회에 처음 입문한 이들이 조직 생활에 적응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고충을 해소해줌으로써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직원과 회사가 함께 공유할 만한 가치(EVP·Employee Value Proposition)를 심어주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회사에 갓 들어온 새내기 구성원들에게 직무 수행과 경력 개발의 기회, 비전 등의 정보를 제공해 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을 길러주는 것이다. 세계적인 IT기업 시스코(Cisco)는 열심히 일해 성과를 내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확실히 주는 기업이란 인식으로 직원들을 사로잡는다.

이러한 가치는 신입사원의 조기 퇴사율을 낮출 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데도 큰 역할을 하는 만큼 기업마다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