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노형동 성(性) 테마 관광지에 그려진 벽화.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이 그림에는 등장인물이 모두 윗옷을 벗고 있다.

29일 오후 8시 40분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누드와 성(性)'을 주제로 한 '시크릿 테마파크'.

파크 내 '성 문화관'의 '행위예술' 코너 커튼이 열리자 가로 7m, 세로 7m 크기의 방 가운데 한 여성이 나타났다. 밀짚모자 형태의 검정 모자를 쓰고 선글라스를 낀 여성은 속이 훤히 드러나는 검정 천으로 간신히 몸을 가린 상태였다. 여성은 실제 크기의 말 조형물 위에 올라앉은 뒤 성인영화 '애마부인'의 한 장면처럼 포즈를 취했다. 말에서 내려온 여성이 무대 한가운데에서 몸을 감싸고 있던 천을 내리자 알몸이 그대로 드러났다.

20여 관람객의 웅성거림 속에서 여성은 음악에 맞춰 흐느적거리며 다양한 포즈를 잡았다. '행위예술'이라고 이름 붙여진 누드 퍼포먼스는 3분간 계속됐다.

제주지역에 새로 문을 연 사립 성(性) 테마 관광시설인 '시크릿 테마파크'가 외설 논란에 휩싸였다. 제주시 시내에서 차량으로 5분 거리인 1만6000㎡의 부지에 연건평 3000㎡로 조성된 이 테마파크는 지난 21일부터 문을 열고 관람객을 받고 있다. 누드 미술관, 분재공원, 성 문화관, 야외 조각공원, LED 동물농장, 야외극장 및 공연장 등의 시설을 갖췄다.

테마파크 입구에는 '미성년자 절대 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었다. 산책로를 따라 들어간 야외 조각공원에는 남녀 성기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대형 조형물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조각공원 곳곳에는 곰과 원숭이 등 동물들의 성행위 장면을 묘사하는 조형물이 가득했다.

한국과 일본, 중국 화가들의 그림을 전시한 누드 미술관에는 국내 유명 연예인 L씨, K씨 등을 연상케 하는 남녀의 대형 누드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그중 '성 문화관'은 성인 영화를 감상하는 '3D 영상관'과 창문을 통해 마네킹의 성행위 모습을 들여다보는 코너 등이 설치돼 있어 노출 수위가 높았다. 관람객 장모(34)씨는 "성을 주제로 한 테마관광지라 와 봤는데 조형물과 퍼포먼스가 생각보다 노골적"이라고 말했다.

제주 서부경찰서는 "남녀 성기를 노골적으로 묘사한 야외 조형물과 영상물 등에 대해 '음란 물건 전시 상영'과 '음란 공연죄' 위반 여부를 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현재 '3D 영상관'에서는 일반 영상물을 상영 중이고, 조각 공원에 설치된 조형물의 중요 신체 부위는 종이로 가려놓은 상태다.

이 테마파크 관계자는 "3D 성인 영상은 심의 문제로 잠시 중단된 상태이고, 누드 퍼포먼스도 음란물이 아니라 예술공연"이라고 했다. "성인 대상 관광시설인 만큼 합법적 범위에서 운영하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