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조원대 세계 고속철도 시장을 놓고 프랑스·일본·중국 등이 치열한 속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시속 430㎞급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HEMU-430X)'를 17일 선보였다.

이날 오후 해무는 창원 중앙역과 진영역 사이 왕복 28.2㎞ 구간을 시속 150㎞로 시험 운행했다. 해무는 국토해양부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현대로템 등이 2007년부터 5년 동안 931억원을 들여 국내 기술로 개발한 것이다. 작년 10월 시험용 차량으로 시속 428.9㎞를 찍었다. 해무는 '동력 분산식 차량'의 영어 약자지만 '상서로운 바다의 안개(海霧)'라는 뜻도 담고 있다.

해무가 상용화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프랑스(575㎞/h)와 중국(486㎞/h), 일본(443㎞/h)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빠른 고속철도 기술을 갖게 된다. 서울과 부산을 1시간30분대에 주파할 수 있는 속도다.

세계 고속철도 속도 경쟁은 독일과 일본이 1988년과 1996년 400㎞/h의 벽을 깬 다음 정체상태를 보이다 2007년 프랑스가 500㎞/h를 넘기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2010년 12월 486㎞/h 주행에 성공한 중국은 1년 만에 500㎞/h급 시제 열차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2004년 프랑스 기술을 도입해 300㎞/h대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8년 만에 자체 기술로 세계 4위 수준에 올라섰다. 홍순만 철도기술연구원장은 "앞으로 꾸준히 속도를 끌어올려 가을쯤에는 완성차로도 시속 430㎞를 달성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원은 3년 내 시속 500㎞급 고속철도 기술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철도기술연구원 목진용 박사는 "고속철도 시장은 2014년엔 450조원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이 해무를 직접 타는 것은 2015년 이후에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