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농구 선수와 중학교 벤치멤버 출신을 포함, 선수 5명으로 전국대회 결승까지 진출했다.

영화나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부산 중앙고 농구부가 스포츠팬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부산 중앙고는 11일 강원도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제37회 협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대회 준결승전에서 안양고를 74대 40으로 대파하고, 12일 용산고와 결승전에서 맞붙게 됐다.

오성식과 추승균 등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한 중앙고는 농구 명문이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서울 명문고들이 무차별 스카우트로 선수 수급이 어려워졌다.

고교 넘버원 가드로 꼽히는 천기범, 슈터 배규혁 등 간판스타들이 남아있긴 했지만, 선수 5명을 채우기도 모자랄 형편이 됐다.

중앙고는 길거리 농구를 하던 선수들과 중학교 때 벤치를 지키던 선수를 포함, 6명으로 팀을 구성해 대회에 출전했다. 설상가상으로 예선 2차전에서 정진욱이 부상을 당해 5명으로 경기를 치렀다. 선수들은 몸에 'No.4 정진욱'이란 글을 새기고 경기에 나섰다.

벤치 선수도 없이, 한 명이 부상이나 5반칙 퇴장이라도 당하면 4명이서 경기를 뛰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중앙고는 전국 명문고를 차례차례 누르고 대회 결승에 올랐다.

11일 준결승전에서 천기범은 혼자 32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해 경기를 압도했고, 배규혁도 21점 6리바운드를 올렸다.

부산 중앙고의 도전은 문화저널21 등 여러 매체에 소개됐다. 네티즌들은 "우승해서 신화를 만들어라"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부산 중앙고 강양현 코치는 문화저널21과의 인터뷰에서 "선수와 지도자 사이의 믿음, 그 믿음이 있어 지금까지 경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