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숙자씨와 두 딸 혜원·규원씨가 함경남도 요덕수용소에서 찍은 사진.

북한에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통영의 딸' 신숙자(70)씨 모녀에 대해, 북한 당국이 "신씨는 간염으로 사망했다"고 유엔(UN) 측에 통보한 사실이 8일 공개됐다.
 
8일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는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당국이 유엔 측에 서한을 보내 '신씨는 사망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이 신씨 모녀의 신상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CNK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27일 유엔 측에 A4용지 1장 분량의 서한을 보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서한에서 북한 당국은 "신씨는 임의적 구금을 당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신씨는 간염으로 사망한 상태"라고 했다. 당국은 또 "남편인 오길남(70)씨가 가족을 버렸고, 두 딸의 어머니(신씨)를 죽음으로 내몰았기 때문에 신씨의 두 딸은 오씨를 아버지로 여기지 않는다"며 "그들은 오씨를 상대하는 것을 강력히 거부했다. 더 이상 그들을 괴롭히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은 신씨의 사망 경위와 일시, 거처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신씨의 남편인 오씨는 "전형적인 거짓 답변서로 보인다"고 주장하며 "북한의 근거 없는 주장을 담은 답변서를 공식 문건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앞서 작년 11월 ICNK는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신씨 모녀의 생사를 확인하고, 이들을 송환해달라"고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에 유엔 내 '임의적 구금에 대한 실무 그룹'은 지난 3월1일 신씨 모녀에 대한 북한의 답변을 요구하는 서한을 스위스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에 전달했다. 이번에 공개된 북한의 공식입장은 이 서한에 대한 답변이다.
 
ICNK는 "북한은 신씨가 어떻게 사망했는지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만 한다"며 "유엔 인권위 실무그룹을 통해 북측에 '신씨의 사망증명서를 공개하고, 사망이 사실일 경우 유해를 돌려달라'고 공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독일에 거주하던 경상남도 통영 출신 신씨는 1985년 남편을 따라 두 딸과 함께 밀입북했다. 이듬해인 1986년 남편인 오길남씨는 홀로 탈북해 남한으로 왔다. 신씨와 딸 규원(36)·혜원(34)씨는 그간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 모녀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전국 각지에서는 '통영의 딸 신숙자 모녀 구출 운동'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