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지난해 11월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가 독살되던 순간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 전 서기 가족과 가깝게 지냈던 헤이우드는 구카이라이가 거액의 재산을 해외로 도피하는 과정을 도왔던 인물로, 구카이라이의 정부라는 설도 있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24일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부시장이 청두(成都)의 미국 총영사관에서 영사들에게 진술한 내용을 알고 있다는 한 외교소식통을 인용, 구카이라이와 그 수하들이 헤이우드를 충칭시의 한 호텔 객실에 눕혀 놓고 강제로 청산가리(시안화칼륨)를 먹였다고 보도했다. 왕리쥔은 "헤이우드가 청산가리를 뱉어내자 그들은 다시 청산가리를 먹였으며 그것은 끔찍한 장면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리쥔은 또 구카이라이가 자신에게 "그 일은 내가 했다"고 3번 범행을 시인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더타임스도 이날 베이징 소식통들을 인용, 헤이우드가 보시라이 측 요원들에게 포위된 채 강제적으로 독극물을 마셔야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이와 관련, 최근 몇 주 동안 이번 범죄와 관련된 일련의 주장들이 폐쇄된 중국 사회에서 이례적으로 자유롭게 떠돌기 시작했다며, 이는 중국공산당이 보시라이 부부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기 전에 그들 이미지에 먹칠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 거주하는 익명의 한 영국인은 "헤이우드는 보시라이가 랴오닝(遼寧)성 성장으로 있던 2001년에 랴오닝성의 투자유치 업무를 맡기로 합의하면서 보시라이 가족을 위해 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영국인은 "나도 같은 식의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해외 투자유치에 참여하면 5성급 호텔 스위트룸과 벤츠 승용차 및 운전기사 등을 제공하고 해외여행 항공료와 약간의 현금 생활비, 나아가 성공한 투자유치금의 2%를 성공 보수로 준다"는 제안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보시라이의 돈줄로 알려진 다롄(大連) 스더(實德)그룹의 회장 쉬밍(徐明)이 보시라이의 아들 보과과(薄瓜瓜)가 영국에 유학할 당시 모든 비용을 지불했다고 더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당시 사정을 잘 아는 보시라이 측 인사의 말을 인용, "1998년 11살이던 보과과가 영국으로 갈 때 쉬밍이 구카이라이 및 헤이우드 등과 동행해 항공료·호텔비 등을 모두 부담했으며, 학비도 다 지불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