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수가 누구야?"
"누구!"
"그러니까 1루수가 누구야?"
"1루수는 '누구'!"
야구 선수들의 이름을 두고 주인공끼리 옥신각신한 ‘말장난’ 코믹 영상 ‘1루수가 누구야’(흥해라흥 픽쳐스 제공)가 네티즌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이 영상의 원본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상의 원본인 1루수가 누구야?(Who’s on first?)’는 유튜브 조회수가 19일 오후 3시 현재 740만회가 넘었고 댓글도 1만개가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원본 영상에서도 1루수 이름은 누구(who), 2루수는 뭐(what), 3루수는 몰라(I Don`t Know), 좌익수는 왜(Why), 유격수는 왜냐면(Because), 투수는 내일(Tomorrow) 등으로 속사포처럼 돌고 도는 말장난이 잠시도 한눈을 팔지 못하게 한다.
이 작품은 1940년대와 1950년대 미국을 풍미했던 전설적 코미디언 콤비 버드 애보트(Abott·1895~1974)와 루 코스텔로(Costello·1906~1959)가 1945년 첫선을 보인 스탠딩 만담 코미디다. 처음부터 짧은 단막 코미디는 아니었고, 1945년 발표된 영화 The Naughty Nineties(장난꾸러기의 90년대) 속의 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누구, 뭐, 몰라’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이 부분만 따로 ‘단독’으로 구성돼 1957년까지 장기 공연된 작품이다. 비슷한 버전만 20가지가 넘는다.
미국의 유명 풍자극(burlesque) 코미디언 집안에서 태어난 버드 애보트와 역시 풍자 코미디에 소질을 보였던 루 코스텔로는 1935년 미국 뉴욕 42번가 코미디 극장에서 처음으로 만났고, 코스텔로가 사망하기 전까지 우정을 쌓으며 공연을 해 사람들에게 많은 웃음을 안겼다. 특히 ‘1루수가 누구야’가 큰 인기를 끌면서 그들의 캐리커처를 이용한 TV 코미디 프로가 생겼고, 각종 TV와 라디오에서 ‘애보트와 코스텔로 쇼’를 진행하기도 했다.
미국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그들의 코미디를 특히 좋아해 그 앞에서도 여러 번 공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코미디는 1956년 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에 있는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에 헌정됐으며, 지금도 그곳에선 이들의 ‘1루수가 누구야’ 영상이 계속 재생되고 있다. 미 타임지는 1999년 ‘1루수가 누구야’를 20세기 최고의 코미디로 선정했다.
국내에선 만화영화 ‘트랜스포머’ 영상에 이들의 대화를 삽입한 ‘트랜스포머 버전’이 지난해 인기를 끌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