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수원에서 40대 중국동포(조선족)가 20대 여성을 끔찍하게 살해한 데 이어 6일 서울에서 30대 중국동포가 직업소개소장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직업소개소에서 소개받아 일하고도 돈을 제대로 못 받았다며 말다툼을 벌이다 빚어진 일이다. 이런 일들이 겹치면서 인터넷에는 "조선족을 쫓아내야 한다" "외국인 중 가장 악질이 조선족"이라는 등 중국동포에게 노골적 반감(反感)을 드러내는 글이 오르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 136만명 가운데 절반인 67만명의 국적이 중국이고, 중국 국적자의 70%인 46만명이 중국동포다. 이들 대부분이 서울 영등포·구로·금천구, 경기 수원·안산 등 수도권에 모여 산다. 중국동포가 밀집해 사는 경기 안산 원곡동 일대는 폭행과 흉기 난동이 끊이지 않아 밤에 외출하기 겁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중국동포 출신 조직폭력배들이 성매매, 도박, 마약 같은 범죄를 일삼으며 같은 중국동포들을 괴롭히는 일도 적지 않다. 범죄로 입건된 중국인은 2007년 1만2791명에서 2011년 1만5682명으로 4년 새 22.6% 늘었다.
중국동포들은 건설현장 일용직, 영세공장 노동자, 양계장 일꾼, 식당 보조, 파출부, 간병인 같은 최하층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다. 그들이 없으면 공장도, 식당도, 공사판도 돌아가지 못할 지경이다. 요즘엔 중국동포 노동자가 일자리를 구하는 게 아니라 한국인 공장 주인들끼리 월급 올리기 경쟁을 하며 중국동포들을 찾아다닌다.
중국동포들은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데다 가족과 떨어져 살아 정서적 상처를 마음에 차곡차곡 쌓아 두게 된다. 이런 처지라서 그들 가운데는 한국 사회의 괄시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처럼 흉한 일이 겹치면 언젠가는 중국동포들이 유럽의 외국인 노동자 집단처럼 대책 없는 부위(部位)로 곪아버릴 수도 있다.
이제는 중국동포를 비롯한 외국인 규모가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지 않도록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할 때가 됐다. 그런 정책과 병행해 중국동포들이 한국 사회에서 인간적 대접을 받고 있다고 느끼도록 사회 환경을 만들어가는 데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와 그들 사이를 가르는 마음의 벽에 어떻게 소통(疎通)의 구멍을 뚫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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