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논현동 카페에서 만난 나윤권.“ 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를 위해 2주째 하루 서너 시간씩 춤 연습을 하고 있다”고 했다.

"작년 연말 콘서트에서 마지막이라고 인사를 했어요. 팬들이 깜짝 이벤트까지 해줬죠. 그땐 아쉬워서 많이 울었는데 이번엔 안 울려고요. 2년간의 군 근무 기간을 가수로서 좀 더 성숙해지는 계기로 삼기로 마음먹었죠."

2일 서울 논현동 카페에서 만난 가수 나윤권(28·본명 황윤권)은 입대를 앞둔 마음이 "기대 반, 걱정 반"이라고 했다. 올해 2월 군입대 예정이었던 그는 일정을 한 차례 미뤄 이달 21∼22일 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를 연다. 이후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할 예정이다.

그는 입대를 연기한 이유에 대해 "소속사와 계약이 끝난 시점에 맞춰 입대하려 했는데 김형석 프로듀서가 다시 같이 해보자고 해 입대를 미뤘다"고 했다. 작곡가 김형석은 오디션에서 나윤권을 발탁해 가수로 데뷔시켰다. 나윤권은 "'나였으면' '중독' 같은 히트곡 대부분을 써 줬던 프로듀서와 다시 시너지 효과를 내보고 싶었다"고 했다.

"5일 발매되는 새 싱글 수록곡 '아름다워'에는 춤이 들어가요. 데뷔 이후 춤추면서 하는 노래는 사실상 처음이라 다른 작곡가였다면 안 한다고 했을 거예요. (김형석이) 나를 가장 잘 아는 프로듀서니까 그만큼 믿음이 있는 거죠."

2004년 데뷔한 나윤권은 그동안 2장의 정규 앨범을 냈고 '사랑비' '마이더스' 등 드라마·영화 OST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가창력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는 평을 듣는 게 사실. 그는 "노래 외에 실제 내 모습은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해서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며 "처음엔 난 언제 유명해지나 싶어서 조바심이 나기도 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중학교 때 몸무게가 지금보다 10㎏ 정도 더 나갔어요. 제가 사생활까지 주목받는 스타였다면 '나윤권 과거사진' 같은 게 인터넷에 돌아다니지 않았을까요? 덜 유명한 게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니까요.(웃음)"

"나얼, 윤건 같은 발라드 가수들과 혼동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자 그는 "나만의 색깔이 있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제 노래는 슬프지만 담담해요. 엉엉 우는 슬픔이 아니라, 눈물 한 방울이 똑 하고 떨어지는 슬픔이죠. 체념하는 듯한 느낌도 있고요."

나윤권은 "처음엔 군복무 2년이 지나면 잊힐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두려웠다"며 "지금은 (근무 기간) 음악을 다시 차근차근 공부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작곡과 음악 이론을 체계적으로 공부해서 2년 뒤엔 싱어송라이터로 변신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발표한 노래 중엔 자작곡이 없거든요. 직접 써 본 노래도 있지만 부끄러워서 컴퓨터 안에만 저장해 뒀죠." 그는 "공익근무를 마친 뒤엔 자작곡을 담은 정규 앨범으로 다시 팬들과 만나고 싶다"며 "싱글앨범으로 활동하는 게 일반화했지만, 힘들게 작업한 음반을 손에 쥐었을 때의 성취감은 디지털로 음원을 낼 때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