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시장 위축을 이유로 소니와의 LCD(액정표시장치) 사업 합작을 청산한 가운데, 같은 일본 기업인 도레이와는 업황과 상관없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도레이는 1926년 설립된 첨단소재 전문 기업으로 삼성과는 선대 이병철 회장 시절부터 끈끈한 우애를 과시하고 있다.
28일
삼성전자(005930)
와 도레이의 합작사인 ‘스테코’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289억원, 영업이익 6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비록 매출은 전년 2385억원 대비 4% 정도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3억원에서 세배 가량 늘어났다.
스테코는 삼성전자와 도레이가 각각 51%대 49%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1995년 양사 합작으로 설립됐다. 반도체 부품을 완제품 회사가 바로 쓸 수 있도록 중간 공정을 처리하는 게 주요 사업 영역이다.
삼성전기(009150)
와 도레이의 합작사 ‘스템코’ 역시 최근 디스플레이 업황 부진 탓에 실적은 좋지 않지만 양사간 합작 만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스템코는 지난해 매출 1577억원, 영업적자 1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비록 지난해 손실을 기록했지만 이 회사는 지난 2009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 19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호황기를 구가했다.
도레이가 70%, 삼성전기가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스테코와 마찬가지로 1995년 양사 합작에 의해 설립됐다. 사업영역도 스테코와 비슷한 전자부품 후공정 처리를 맡고 있다.
삼성과 도레이의 우애는 선대인 이병철 회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IT 부품 및 첨단소재 분야서 한국에 한참 앞서 있던 일본을 배우기 위해 이 회장은 일본 기업들과의 협력에 공을 들였다. 특히 기술이 뛰어나고 기업문화가 투명한 도레이에 크게 탄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 인연으로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은 일본에 방문할 때마다 도레이 측과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건희 회장은 2010년 연말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도레이 회장을 승지원으로 초청해 양사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두 회사 경영진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배석했다.
삼성 관계자는 “개인적 친분도 있지만 접착 및 소재 분야서 도레이의 기술력이 뛰어나다 보니 사업적 필요에 의해 협력 관계를 늘려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