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 한명을 뺀 전원이 '전투프로'에다 '특급전사'인 소대가 탄생했다.
23사단 하시동대대 12중대 1소대 23명은 지난 1월 전입한 신병 임근택 이병을 제외한 22명 중 6명이 특급전사, 16명이 전투프로 자격을 딴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육군은 "이런 소대는 전군(全軍)에서 이곳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신참이자 부대 내 유일한 '일반 전투원'인 임 이병도 이달 말 특급전사 테스트에 도전할 예정이다.
지난 9일 강릉시 강동면 하시동대대 12중대 1소대 생활관. 밖은 눈이 내리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생활관 안은 소대원들의 운동 열기로 뜨거웠다.
이들이 일과 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까지 운동하는 것은 특급전사가 되기 위해서다. 특급전사와 전투프로는 전투형 야전부대 육성을 위해 육군이 지난 2008년 처음 도입한 제도로 특급전사는 사격 20발 중 18발 이상, 윗몸 일으키기 2분 내 82회 이상, 팔굽혀 펴기 2분 내 72회 이상, 3㎞ 달리기 12분30초 이내라는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전투프로 역시 사격 14발, 윗몸 일으키기 74~81회, 팔굽혀 펴기 64~71회, 달리기 13분32초 이내를 달성해야 한다. 한마디로 육군을 대표하는 전투 전문가다.
1소대의 목표는 전투프로를 넘어 전원이 특급전사가 되는 것이다. 부소대장 등 6명이 이미 특급전사인 이 소대는 16명의 전투프로도 사격을 제외한 다른 기준은 모두 특급전사 기준을 달성한 상태. 이달 말 사격만 합격하면 이들도 전원 특급전사가 된다. 육군 전체적으로 지난해 말 기준 특급전사는 11%에 불과하다.
23사단은 "이인태 사단장도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으며 전원이 전투프로 이상이 되면 소대 차원의 특별 포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주변 부대에선 이들을 '몸짱 소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부대는 평범한 병사를 받아 강군으로 키웠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처음엔 소대원 상당수가 허약체질이거나 비만이었고, 특별한 명사수도 없었다고 한다. 체력 강화를 위해 소대원들은 기상 직후, 일과 종료 후, 점호 직전 등 매일 세 차례에 걸쳐 운동했다. 특히 오후 9시부터 점호 전 청소시간까지 팔굽혀 펴기와 윗몸 일으키기를 하는 것은 일상이 됐다.
가장 힘들었던 부문은 오래 달리기였다. 이미 특급전사가 된 대원들이 다른 전우들을 위해 함께 뛰며 땀을 흘렸다. '사격 귀재'로 통하는 부소대장 임근택(27) 중사가 매일같이 사격술 예비훈련을 시키는 등 집중 훈련했고, 정신전력은 소대장 정대망(24) 소위가 직접 지도한다.
고성식(21) 일병은 지난해 6월 자대에 왔을 당시 100㎏의 거구로 팔굽혀 펴기를 2분에 10회도 못하는 상태였다. 그러나 4개월 만에 무려 30㎏을 감량하고, 전투프로 달성에 성공했다. 지금은 2분에 팔굽혀 펴기 80개, 윗몸 일으키기 90개를 넘긴다.
소대의 최재훈(23) 일병과 허진성(27) 일병은 2분에 팔굽혀 펴기와 윗몸 일으키기를 각각 120회나 해낼 수 있어 '초싸이어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초싸이어인은 만화 '드래곤볼'의 주인공 손오공의 별명이다. 최재훈 일병은 요즘도 하루 평균 팔굽혀 펴기 400개, 윗몸일으키기 1000개씩 체력훈련을 소화해 낸다.
정대망 소대장은 "젊은 소대원들에게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도전 과제를 주고 싶었다"며 "지금은 상급부대의 체력측정이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