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애니메이션의 최강자 '뽀롱뽀롱 뽀로로'가 이전과는 크게 달라진 내용으로 2년 만에 TV에 귀환했다. 지난달 29일부터 EBS TV에서 매주 수~목요일 아침 7시45분 방송되고 있는 '뽀로로 시즌 4'다. 2003년 11월 탄생한 뽀로로는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변화했지만, 이번 '뽀로로4'는 제작사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가 "리얼리티를 강화했고, 한결 어른스러워졌다"고 자신할 정도로 변화의 폭이 넓어졌다는 평이다.
우선 자동차 '뚜뚜'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가세했다. "1~3차 시리즈가 눈 덮인 숲을 위주로 전개된 탓에 시각적으로 심심하다는 지적을 반영해 4차 시리즈는 다양한 사계절 풍경을 배경으로 스토리를 펼치기로 했는데 그러다 보니 탈것이 필수적이어서 만들게 됐다"는 게 제작진 설명. "'탈것'에도 상상의 나래를 펼치느니 아이들 눈에 익숙한 자동차가 오히려 스토리 몰입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자동차 캐릭터를 새로 만들게 됐다"고 한다. 설정 배경이 이런 탓에 새 캐릭터 '뚜뚜'는 말은 할 줄 알지만 100% 의인화하지는 않고 '탈것' 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토록 할 계획이란다.
뽀로로4에 잠깐이긴 하지만 사람, 그것도 어른이 등장한 점도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다. '뚜뚜'가 뽀로로 일행과 만나게 된 곡절을 설명하며 전 주인을 잠깐 보여준 것이지만, 이 만화가 그간 '어린이'조차 출연시킨 적이 없다는 점에서 큰 파격이라는 평가다. 제작사 내부에서조차 '어른'이 나오는 데 대한 어린이 시청자들의 반응을 두고 격론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아이코닉스 김지영 PD는 "뽀로로 캐릭터들이 살고 있는 곳이 완전 딴 세상이 아니라 어린이 팬들이 현재 부모와 살고 있는 평범한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암시해 아이들의 세계관을 넓히려 했다"고 했다.
방송분량도 기존 5~6분에서 11분으로 배가 늘어났고, 에피소드도 "단편적이고 수평적이라는 얘기가 많았던 1~3차 시리즈에 비해 뽀로로4는 한층 입체적인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방송 전문가들은 "뽀로로에 대해 6살이 시청 상한선이라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이 틀을 깨고 7살 이상의 어린이·청소년 시청자들로까지 팬층을 넓히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