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11 테러 당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희생자 유골 일부가 쓰레기장에 매립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미 국방부 독립 조사단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9·11 당시 국방부 청사와 펜실베이니아주(州) 생스빌에서 추락한 항공기 2대의 희생자 가운데 신원 확인이 불가능한 유해가 화장된 뒤 쓰레기장에 매립됐다. 당시 희생자 유해는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로 옮겨졌으며 유골 일부가 화장된 뒤 쓰레기장으로 향한 것으로 밝혀졌다.
존 아비자이드 조사단장은 "화장된 유골은 작은 용기에 담겨 쓰레기장에 매립됐다"며 "얼마나 많은 유골이 이런 식으로 처리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의 지시로 이뤄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28일 전했다.
도버 공군기지는 9·11 희생자뿐 아니라 전몰장병의 유골 중 신원 확인이 불가능한 신체부위도 화장 후 쓰레기장에 매립해왔다고 WP는 전했다. 2003~08년 최소 274구의 전사자 유해 중 일부가 화장된 뒤 쓰레기장에 매립됐다. 2008년부터 새로운 규정이 도입돼 쓰레기장 대신 바다에 뿌리고 있다.
생스빌 희생자 가족 대표 리사 린든은 지난달 28일 성명서를 통해 "검시관이 도버 공군기지로 보낸 유골은 없다고 했었다"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지난달 29일 성명에서 "쓰레기장에 유골을 매립한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도버 기지의 처리 방식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9·11 당시 세계무역센터에서 숨진 희생자의 가족들은 2005년 유골 일부가 쓰레기장에 매립됐다며 유해 수색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가족들이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며 기각했었다고 WP는 전했다.
입력 2012.03.01. 01:01업데이트 2012.03.01. 05:31
100자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