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 시각) 미 LA 할리우드&하이랜드센터에서 열린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프랑스 미셸 아자나비슈스 감독의 '아티스트(The Artists·사진)'가 작품상·감독상 등 주요 5개 부문을 휩쓸었다.

무성(無聲)·흑백으로 만든 이 영화는 할리우드가 가장 찬란하게 빛나던 시절을 우아하게 재현해내 "영화를 발명해낸 프랑스인들이 영화를 중흥시킨 미국 할리우드에 보낸 찬가"라는 평을 들었다. 3D와 컴퓨터그래픽(CG) 등 최첨단 기술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11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휴고'에 완승을 거둔 것도 의미 있다.

'아티스트'는 1920년대 말 유성영화의 탄생으로 인기가 떨어진 무성영화 스타 조지 밸런타인(장 뒤자르댕)의 사랑 얘기를 그리고 있다. 아자나비슈스 감독은 "무성·흑백영화를 만들어 할리우드 전성기를 이끌었던 F.W. 무르나우, 앨프리드 히치콕, 프리츠 랑, 존 포드 감독 등에 대한 애정 때문에 '아티스트'를 무성·흑백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아카데미에서 무성·흑백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건 1929년 '날개' 이후 83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