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숙환으로 별세한 경희대학교(학교법인 경희학원) 설립자 미원(美源) 조영식(趙永植) 박사 영결식이 23일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렸다. 영결식은 3000여명의 참석자가 고인을 추모하는 가운데 조사·추모영상 등 순으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한국 교육의 국제화에 기여하신 고인의 발자취는 한국 교육사의 거목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 유엔이 매년 9월 21일을 세계 평화의 날로 제정하는 데 큰 기여를 하셨다"는 내용의 조사를 보내와 김여수 전(前) 경희대 미래문명원장이 대독했다.
장례위원장인 김용철 학교법인 경희학원 이사장은 "언제나 개인보다 겨레의 삶을 생각하셨던 고인의 정신을 잊지 않겠다"며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잘 가시라"는 내용의 조사를 낭독했다.
정호승 시인이 보내온 '지금은 천국에 목련화가 피어나는 시간'이라는 조시는 김종회 경희대 문화홍보처장이 낭독했다. 목련은 경희대의 교화(校花)다. "천국에 설립하신 대학에 저희들이 입학할 때까지 평화의 영면 누리소서"라는 마지막 구절에서는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영결식 후 고인의 영정과 운구차가 30여분간 경희대 캠퍼스 곳곳을 도는 동안 교내에는 고인이 1974년 작사한 가곡 '목련화'가 울려 퍼졌다. 1921년 평북 운산에서 태어나 91세를 일기로 별세한 고인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선영에서 영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