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사망한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일.

작년 사망한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일이 줄곧 파마를 고수한 이유는 키가 작았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또한 김정일은 자신의 신변 보호를 위해 전속 이발사에 고가의 금품을 제공하고 자녀에 특혜를 주면서 관리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인터넷신문 뉴포커스(newfocus.co.kr) 장진성 대표의 기고문을 통해 "김일성 전속 이발사 리규호가 김정일에게 '파마를 하면 키가 커 보인다'고 권했다"며 "이후 김정일은 사망할 때까지 평생을 파마로 지냈다"고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김정일은 파마하기 전에 짧게 자른 머리를 하고 다녔다. 당시 리규호는 김정일에게 "나이도 젊었는데 (여기에 머리가 짧아서) 강해 보인다"며 파마를 추천했다.

김정일은 자기의 단점인 작은 신장을 가려주는 파마에 자부심을 가졌고, 1980년대부터 천연물 약재를 이용한 파마 약을 개발하도록 지시했다.

김정일은 자신의 권력이 커질수록 리규호에 대한 신뢰를 더해갔다. 권력에 비례해 신변의 위협을 느낀 김정일이 어쩔 수 없이 무방비 상태로 자신을 내어줘야 하는 순간이 이발, 면도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살상용은 아니어도 칼을 사용하는 면도를 담당하는 이발사는 김정일에게 충복 중의 충복이어야 했다.

김정일은 리규호에게 종종 "히틀러가 가장 무서워했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아는가? 이발사였다. 그런데 나는 리규호 동지가 제일 좋다"고 말했다고 RFA는 전했다.

김정일은 매일 면도칼로 자신의 얼굴, 목을 면도하는 리규호에게 "낚시대, 금시계, 양복 등 고급 외제 상품과 호화 아파트를 제공했다"며 "심지어 김정일은 리규호의 장남을 북한 특권층 자녀만 가능한 스위스 유학을 보냈고, 세 딸은 간부로 채용했다"고 RFA는 보도했다. 김정일은 리규호에게 최고의 혜택을 베풀어 딴마음을 품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리규호가 1981년 손이 떨려 은퇴하자 김정일은 북한 최대 목욕탕인 '창광원' 초대 원장으로 리규호를 임명했다. 1992년 리규호가 뇌졸중으로 사망하자 김정일은 리규호에게 북한 최초의 '인민이발사'란 칭호를 줬다.